남편 성매매 현장 지켜보던 관음증 부인, 질투로 결국…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7월 16일 14시 1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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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 트랜스젠더 성매매 조직 검거작전

5월 초 한 인터넷사이트에 성매매를 암시하는 글이 올라왔다. 광주 동부경찰서 정모 경사(42)는 성매매 사이트라는 것을 눈치 채고 은밀한 검거작전에 나섰다. 그는 사이트 회원으로 가입한 뒤 열심히 댓글을 달았다. 그 과정에서 여느 성매매 사이트와 달리 여성으로 행세하는 트랜스젠더 성매매 조직이라는 것을 파악했다.

정 경사의 두 달 넘는 가짜 회원 활동 덕분에 경찰은 15일 광주 동구의 한 모텔을 급습하는 데 성공했다. 운영자가 알짜 회원들에게만 성매매 장소를 알려주는 때문. 모텔은 정모 씨(22) 등 트랜스젠더 3명이 숙소 겸 성매매장소로 이용했던 곳. 트랜스젠더 3명은 20대로 전부 성전환 수술을 받았고 키가 165~175㎝에 호리호리한 여자처럼 보였다. 정 씨 등은 경찰조사에서 본명인 남자이름을 부르면 "기분 나쁘다. 예명인 여자이름을 불러 달라"고 항의했다고 한다. 경찰은 업주 박모 씨(38·주부) 등 3명도 붙잡았고 성매매 기록이 적힌 장부도 압수했다.

정 씨 등은 "성매수남들이 호기심에 모텔에 왔다가 성관계를 포기하고 돌아간 경우가 많았다"고 진술했다. 또 이곳을 찾아온 한 외국인 부부도 별난 성향 때문에 발길을 돌린 사실도 털어놨다. 관음증이 있어 남편의 성매매 장면을 지켜보던 부인이 '상대방이 너무 예쁘다'고 질투해 중도 포기된 적이 있다는 사실도 털어놨다. 정 씨 등은 성매매, 폭행 등 다양한 가짜 이유를 대며 112로 허위신고하기도 했다. 신고를 받은 경찰관이 출동하면서 상태를 묻는 전화를 걸어온다는 점을 노린 것. 정 씨는 이런 방법으로 경찰관들의 전화번호를 모은 뒤 그 번호로 성매매 요청 전화가 걸려오면 딱 잡아떼는 방법으로 경찰 단속을 피한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은 일단 16일 정 씨 등 6명을 불구속 입건한 뒤 장부분석을 통해 성매수남의 규모 와 매출액을 파악하고 있다. 정 씨 등은 경찰에서 "가출한 상태다. 제발 집에는 연락하지 말아 달라. 부모님이 가슴 아파 하실 것 같다"고 눈물을 떨군 것으로 알려졌다.

광주=이형주 기자 peneye0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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