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외제자 살해’ 공범 2명 있었다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8월 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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숨진 학생과 사귄건 범인친구 20대女
부적절한 관계 들통날까봐 인천 불러… 골프채-벨트로 번갈아가며 수시 폭행

교생실습을 했던 20대 여성이 인천의 한 원룸에서 교생 당시 제자였던 10대 청소년을 때려 숨지게 한 사건에 공범 2명이 더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더욱이 교생실습을 하다 제자와 사귄 사람은 당초 알려진 여성이 아니라 또 다른 교생인 것으로 밝혀졌다.

인천지검 형사3부(부장검사 이헌상)는 고교 중퇴자인 권모 군(16)을 때려 숨지게 한 혐의로 지난달 25일 구속 기소된 A 씨(29·여) 외에 B 씨(29·여)와 B 씨의 전 남자친구 C 씨(29)를 지속적으로 권 군을 폭행한 혐의로 구속 기소했다고 7일 밝혔다.

당초 이 사건은 A 씨가 지난해 5월 강원 강릉시 모 고등학교에서 교생 실습을 하면서 사귄 권 군을 인천으로 불러 자신의 원룸에 살게 하면서 검정고시 공부를 시키다가 권 군이 성폭행하려 하자 A 씨가 때려 숨지게 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검찰 조사 결과 실제로 권 군과 사귀고 인천으로 부른 것은 B 씨였다는 것. A 씨와 B 씨는 당시 같이 교생실습을 했다. B 씨는 교생실습을 마친 뒤 권 군이 자신과 사귄 사실을 발설하면 교사로 임용되는 데 걸림돌이 될까 봐 걱정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B 씨는 고민 끝에 절친한 친구인 A 씨에게 “권 군을 인천으로 데리고 올 테니 과외 공부를 시켜 대입 검정고시에 합격할 수 있도록 도와 달라”고 부탁했다. 당시 권 군은 고교를 자퇴한 상태였다.

A 씨는 내키지 않았지만 올 5월부터 권 군을 자신의 원룸에 묵게 하면서 검정고시 공부를 시키기 시작했다. B 씨는 수시로 권 군의 공부 상황을 체크했고 전 남자친구였던 C 씨까지 동원해 권 군을 감시했다. 그러나 8월 검정고시가 다가오는데도 성적이 오르지 않자, 폭행을 하기 시작했다. B 씨 등은 번갈아 가며 벨트와 골프채 등으로 권 군을 구타하며 공부할 것을 강요했다.

결국 사고 당일인 6월 26일 A 씨가 뜨거운 물을 붓고 폭행한 뒤 방치하는 바람에 권 군이 숨졌다. B 씨는 혐의를 부인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인천=차준호 기자 run-juno@donga.com
#과외제자#살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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