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어-농어 요리 25만원어치 모두 버렸다, 왜?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8월 5일 17시 5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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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12일 오전 11시 반경, 울산 남구 삼산동 농수산물도매시장 내 K식당에 예약전화가 걸려왔다. 점잖은 목소리의 남성은 식당 여주인 유모 씨(60)에게 "여기 금융회사인데, 우리 직원 12명이 점심 때 갈 테니 장어구이 3㎏과 농어회 2㎏을 준비해 달라"고 주문했다. 좌석이 모자랄 것을 염려한 유 씨는 다른 손님도 받지 않은 채 장어를 손질하고 농어회를 썰어 예약자들을 기다렸다. 그러나 30분, 한 시간이 지나도록 단체손님은 나타나지 않았다. 결국 밑반찬을 포함해 25만 원 상당의 음식은 모두 버렸다.

폐기한 음식도 그렇지만 다른 손님을 받지 못해 화가 난 유 씨는 경찰에 신고를 했다. 경찰은 추적 수사를 벌여 예약 전화가 중구의 한 공중전화에서 발신된 사실을 확인한 뒤 폐쇄회로(CC)TV 분석을 통해 박모 씨(56·무직)를 붙잡았다. 박 씨는 경찰에서 "단골집인 G식당 여주인과 바로 옆 K식당의 유 씨가 손님 유치문제로 자주 다투는 것을 보고 유 씨를 곤란하게 하려고 허위 주문 전화를 걸었다"며 "G식당의 부탁을 받지는 않았다"고 진술했다. 울산남부경찰서는 5일 박 씨를 업무방해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

울산=강정훈기자 manma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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