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경남]컨벤션센터 예산 대책도 없이… 땅 보러 나선 울산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6월 1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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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X 울산역 인근지역 후보지 물색… 확답도 없는데 “사업비 절반 국비 충당”
부산-창원 운영중… 경쟁력도 의문

2018년 개장을 목표로 울산시가 추진 중인 전시컨벤션센터 건립 사업이 적정성 논란에 휘말렸다. 울산시는 내년부터 전시컨벤션센터 건립 용지를 매입하고 본격적으로 전시컨벤션센터 건립에 들어갈 예정이다. 그러나 구체적인 사업비(총 1375억 원) 확보 대책이 없고, 부산 등 인접 도시에 이미 컨벤션센터가 있어 운영난마저 우려되는 상황이다. 특히 전시컨벤션센터 건립 예정지와 가까운 곳에는 4500억 원을 들여 대형 복합환승센터도 짓기로 해 ‘시설 과잉’ 논란도 일고 있다.

11일 울산시에 따르면 KTX 울산역(울주군 삼남면)과 인접한 곳에 전시컨벤션센터를 짓기로 하고 용지 4만3002m²(약 1만3008평)를 내년부터 2016년까지 매입한다고 밝혔다. 2015년 설계를 마치고 공사에 들어가 2018년 개장할 예정. 건물 규모는 지하 1층, 지상 3층(총면적 3만3969m²·약 1만276평). 시는 총사업비 1375억 원(용지 매입비 442억 원, 건축비 933억 원) 가운데 50%(687억5000만 원)를 국비로 충당할 계획이다.

그러나 전국 10곳의 전시컨벤션센터 가운데 2005년 개장한 광주만 국비 61%(434억 원)를 지원받았을 뿐 나머지는 국비 지원율이 50% 미만이다. 또 울산에서 승용차로 1시간 남짓 거리인 부산과 경남 창원시는 각각 2001년과 2005년 전시컨벤션센터를 개장하고 운영 중이다. 울산과 인접한 경북 경주시도 한국수력원자력㈜으로부터 1200억 원을 지원받아 내년에 전시컨벤션센터를 개장할 예정이다. 여기에 현재 운영 중인 전시컨벤션센터 가운데 부산과 대구, 경기(고양)만 흑자이고 7곳은 매년 5억∼55억 원의 적자를 내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울산시가 또다시 전시컨벤션센터를 건립하기 위해 국비 지원을 받기란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울산시의회도 “부산, 창원 등 인접 도시에 대규모 전시컨벤션 센터가 있고 기존 시설이 대부분 적자”라며 전시컨벤션센터 건립에 신중을 기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전문가들은 울산 전시컨벤션센터 완공 이후 적자를 면하기 위해서는 단순 전시 기능 외에 공연장과 쇼핑몰, 음식점 등 수익시설을 함께 유치해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하지만 이마저도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전시컨벤션센터와 가까운 KTX 울산역 바로 앞에 숙박과 쇼핑몰 음식점 편의시설 등을 갖춘 복합환승센터 건립이 추진되고 있기 때문. 복합환승센터는 KTX 울산역세권 3만7904m²(약 1만1466평)에 지상 31층과 24층, 21층짜리 3개 동을 2016년까지 지을 계획이다. 4500여억 원에 이르는 사업비는 전액 민자로 충당한다는 방침. 울산시는 “광역시의 면모를 갖추기 위해 필요한 시설”이라며 전시컨벤션센터와 복합환승센터를 동시에 추진한다는 당초 계획을 고집하고 있다.

울산의 한 사회단체 관계자는 “울산 도심과 승용차로 30분 이상 걸리는 KTX 울산역 인근에 전시컨벤션센터와 복합환승센터를 같이 지으면 운영난이 생길 개연성이 큰데 왜 강행하려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정재락 기자 raks@donga.com
#전시컨벤션센터#적정성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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