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경북]무빙워크… 문화교실… 여기 전통시장 맞나요?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5월 3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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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양공설시장-서문시장 2지구
편의시설 대폭 확충 현대화 마무리… 젊은 고객 늘며 매출도 10% 껑충

대구 경북에 대형마트와 전통시장을 접목한 신축 상가가 잇달아 등장해 손님들에게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대구 서문시장 2지구(왼쪽)와 경북 경산 하양공설시장. 각 지자체 제공
대구 경북에 대형마트와 전통시장을 접목한 신축 상가가 잇달아 등장해 손님들에게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대구 서문시장 2지구(왼쪽)와 경북 경산 하양공설시장. 각 지자체 제공
“쾌적한 분위기에 쇼핑하기도 편리해요.”

주부 조미정 씨(43·경산시 하양읍 금락리)는 집에서 가까운 하양공설시장을 자주 찾는다. 대형마트처럼 카트(손수레)를 이용해 다양한 물건을 살 수 있기 때문. 그는 “휴식공간도 있어 아이들을 데리고 가도 좋다”고 말했다.

하양공설시장은 2009년부터 184억 원을 들여 시설 현대화 사업을 시작해 최근 마무리했다. 연면적 9108m²(2750여 평)에 2층(A동)·3층(B동) 등 건물 2개를 지었다. 점포 109곳과 주차장, 무빙워크, 엘리베이터, 문화교실, 어린이놀이터 등 편의시설을 갖췄다. A동에는 농수산물 의류 신발 화장품 매장이, B동에는 방앗간 한약방 전통음식점이 들어섰다.

1931년 개설된 이 시장은 1970∼80년대에는 전성기를 누렸다. 하지만 경기침체와 대형마트에 밀려 활력을 잃어갔다. 경산시와 상인들이 대형마트 방식을 접목한 새로운 도전을 시작한 것도 이 때문이다. 상인들은 스스로 친절교육을 하고 할인행사 등 고객 확보를 위한 이벤트를 준비 중이다. 이대희 상인연합회장은 “겉모습은 마트에 가깝지만 정겹고 흥정을 할 수 있는 전통시장의 특성을 살렸다. 매출 상승 효과가 기대된다”고 말했다.

지역에 전통시장의 특성과 쇼핑 편의를 높이는 새로운 개념의 전통시장이 잇따라 들어서고 있다.

대구 서문시장 2지구 상가에서 홈인테리어 섬유전문 매장을 운영하는 주신영 씨(32·여)는 “손님이 늘어 장사할 맛이 난다”며 좋아했다. 상점을 40m²(약 12평)로 넓혔고 직원도 1명 채용했다. 이불과 앞치마, 잠옷 원단 등 주문도 늘고 있다. 주 씨는 “전반적으로 경기가 좋지 않은데도 매출이 예년보다 10% 정도 늘었다”고 말했다.

지난해 문을 연 서문시장 2지구 신축 상가는 요즘 분위기가 활기차다. 손님이 늘면서 6개월 만에 자리를 잡아 상인들의 자신감이 넘친다. 2005년 12월 화재 후 4층 규모로 다시 지었다. 엘리베이터와 에스컬레이터 같은 시설을 갖추고 옥상은 공원으로 꾸몄다.

29일 이곳 상가연합회에 따르면 점포 1494곳 중 1300곳(약 87%)이 입주했다. 주차장 이용 차량은 하루 평균 1250여 대. 오후에는 손님으로 건물 전체가 붐빌 정도다. 옷감 전문매장 부성상회 서정훈 대표(65)는 “구경삼아 왔다가 물건을 사는 손님도 많다. 상인들 모두 옛 명성을 곧 찾을 거라고 자신하고 있다”고 전했다.

쇼핑 환경이 바뀌면서 20, 30대 손님이 부쩍 늘어난 것도 특징. 1층 유아복과 남녀 의류 전문매장에 특히 많아졌다. 상인들도 젊어지고 있다. 3000여 명 중 절반 이상이 30, 40대. 가업을 잇거나 창업한 젊은 세대다.

2지구 상가는 손님들이 늘어남에 따라 연말까지 편의시설을 확충하기로 했다. 건물 옥상 330m²(약 100평)에 5억 원을 들여 고객지원센터와 여성휴게실, 회의실, 전시실 등을 마련할 예정이다. 의류상가 중심으로 할인행사도 준비 중이다. 조여일 상가조합장은 “젊은 상인이 늘면서 도매 점포를 연결한 인터넷 쇼핑몰도 활성화되고 있다. 서울 동대문상가처럼 종합패션센터로 거듭날 것”이라고 말했다.

장영훈 기자 jang@donga.com
#하양공설시장#대형마트#전통시장#매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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