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심야 귀갓길 여성, 보디가드 보내드립니다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3월 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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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심스카우트-마을 파수관 등… 서울시, 여성안전대책 발표

서울 강동구의 한 빌라에서 전세로 사는 미혼 여성 이모 씨(31)는 밤늦게 퇴근할 때마다 조마조마하다. 지하철역에서 집까지 걸어서 10여 분. 인적이 드문 어둠침침한 골목길에선 발걸음이 빨라진다. 집에 도착해도 불안한 건 마찬가지. 계단을 오르내리는 소리에도 혹시 누가 들어올까 놀랄 때가 많다.

이 씨 같은 여성을 위해 귀갓길에 동행해주는 서비스가 제공되고, 어두운 골목길이나 지하주차장의 조명을 밝히는 등 여성 안전망이 대폭 강화된다. 서울시는 8일 세계 여성의 날을 앞두고 이 같은 내용의 여성안전대책을 6일 발표했다.

우선 늦은 밤 귀가하는 여성을 집 앞까지 데려다주는 ‘안심귀가 스카우트’ 제도를 도입한다. 오후 10시부터 다음 날 오전 1시 사이에 집 인근 전철역이나 버스정류장 도착 10분 전에 신청하면 2인 1조로 차를 태워주거나 함께 걸어 집까지 데려다 준다. 다음 달 말 엄격한 신원조회 등을 거쳐 스카우트 500명을 선발하고, 5월부터 10개 구에서 시범 운영할 계획이다. 스카우트로 채용된 사람에게는 일종의 공공근로 개념으로 주 5일 근무기준으로 월 60만∼70만 원을 지급한다. 스카우트들은 저녁시간에 지역순찰을 돌다가 귀가 서비스를 원하는 여성의 신청이 들어오면 지하철역이나 버스정류장으로 가서 여성을 바래다준다.

혼자 사는 여성을 위해 24시간 가정 방범서비스를 월 9900원에 제공한다. 외부 침입이 감지되면 경보음이 울리고 보안요원이 긴급 출동하는 시스템으로, 시는 이달 중 보안경비업체 ADT캡스와 협약을 체결할 예정이다. 전세금 7000만 원 이하의 혼자 사는 여성 중 3000명이 우선 혜택을 받을 수 있다. 2015년까지 1만 명으로 대상을 늘릴 계획이다.

또 현재 11곳에서 시범 운영 중인 ‘여성안심택배’를 상반기 중에 50곳, 2015년까지 200곳으로 확대한다. 물건을 동사무소나 복지회관 등에 접수시키면 퇴근할 때 찾아가는 방식이다. 어두운 골목 등 4000곳의 조명을 기존 나트륨등보다 2배 이상 밝은 발광다이오드(LED) 보안등으로 교체하고, 시내 6개 공영주차장 내 점등 램프 5444개도 바꾼다.

이와 함께 골목을 누비는 배달원들이 위급한 상황을 목격했을 때 경찰에 신고하는 ‘마을 파수관’ 제도도 도입할 계획이다. 자정부터 오전 5시까지 운영되는 심야전용버스 제도를 도입해 다음 달부터 2개 노선(강서∼중랑, 구파발∼송파)을 운행하고, 7월에는 8개 노선으로 확대한다.

김재영 기자 redoot@donga.com
#안심스카우트#보디가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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