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경남]한국-이슬람권 연결할 새 ‘메카’가 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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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3년 1월 2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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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슬람부산성원 리모델링… 기하학적 세밀화 무늬 압권

18일 이슬람 사원 특유의 세밀화가 완성된 이슬람 부산성원을 터키대사를 비롯한 관계자들이 둘러보고 있다. 세밀화는 대형 건물을 장식하는 기하학적이고 반복적인 조형 미술을 말한다. 지난해 12월 리모델링을 시작한 이슬람 부산성원은 이날 준공식을 했다. 서영수 기자 kuki@donga.com
18일 이슬람 사원 특유의 세밀화가 완성된 이슬람 부산성원을 터키대사를 비롯한 관계자들이 둘러보고 있다. 세밀화는 대형 건물을 장식하는 기하학적이고 반복적인 조형 미술을 말한다. 지난해 12월 리모델링을 시작한 이슬람 부산성원은 이날 준공식을 했다. 서영수 기자 kuki@donga.com
“한국을 찾는 무슬림(이슬람교도)들에게는 한류의 메신저 역할을, 한국인들에게는 이슬람에 대한 편견과 오해를 푸는 명소가 될 것입니다.”

18일 오전 11시 부산 금정구 남산동 이슬람 부산성원(사원). 신비로운 문양으로 내부를 단장하는 세밀화 공사 준공식이 열렸다. 나지 사르바쉬 주한 터키대사와 김세연 국회의원, 박사익 터키명예영사 등 참석자 50여 명은 중앙 돔 세밀화를 보며 감탄사를 연발했다.

○ “아라베스크의 극치” 찬사

1980년 건립된 이 사원의 리모델링 공사는 지난해 12월 13일부터 시작했다. 터키 정부는 공사의 핵심인 세밀화 작업을 위해 아흐마드 등 10명을 파견했다. 이들은 이스탄불에 있는 세계적인 사원 ‘블루모스크’의 세밀화로 명성을 떨친 전문가. 특수 도료와 예배 때 사용하는 설교대인 민바르 등 5억 원 상당의 설비재료도 함께 보냈다. 이슬람식 세밀화는 기하학적이고 반복적인 것이 특징. 우상 숭배를 금지하는 교리로 사람 얼굴이나 동물을 그릴 수 없고 신의 시각에서 표현하는 독특한 조형 예술이다.

이들은 부산대에서 건축학을 전공한 터키인 멘난 엘마즈(27)의 감독을 받으며 27일 동안 ‘천국에 내 집을 짓는다’는 각오로 작업에 매달렸다. 곤충 날개 가루로 만든 특수 도료와 금가루 등으로 셀주크튀르크 시대 때부터 내려온 정통기법 세밀화를 국내 최초로 그렸다. 벽면에는 99가지 하나님 캐릭터, 돔 부문에는 4명의 정통칼리프와 무함마드(마호메트) 손자인 후세인과 하산의 이름도 새겼다. 꼭대기에는 이슬람교 신자의 첫 선서 내용도 넣었다. 앞쪽에는 꾸란을, 뒤쪽은 꽃을 형상화했다. 1층은 남자 색인 청색과 녹색 계통으로, 2층은 여자 색인 분홍 계통으로 채색했다. 8개의 유리창은 이슬람식 스테인드글라스로 장식했다.

이번 공사는 지난해 해운대 벡스코에서 열린 국제원조개발총회 당시 TIKA(티카·터키 총리실 산하 국제협조협력단) 대표 세르다르 잠 박사가 이곳을 방문하면서 이뤄졌다. 이동하 한국이슬람교중앙회 부산지회장(46)은 “개발도상국을 지원하는 티카가 한국의 이슬람 사원을 지원한 것은 ‘형제의 나라’에 대한 특별한 예우인 것 같다”며 “이슬람교의 근간인 포용과 이해의 폭을 넓히는 장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 케밥과 피데 하우스도 명물

이슬람 부산성원 바로 옆에는 2005년 문을 연 터키음식 전문점 ‘카파도키아’가 있다. 카파도키아는 초기 그리스도인들이 로마시대 종교 탄압을 피해 바위동굴 속에 몸을 숨기고 신앙생활을 했던 터키 중부지역. 이집 음식 맛은 카파도키아 역사만큼 이슬람권 국가에 널리 퍼져 있다. 터키와 말레이시아 국영방송은 물론이고 페이스북에도 소개됐다. 이슬람권 국가 각료나 바이어, 관광객이 한국을 방문하면 자주 찾는 코스다.

메뉴는 중국, 프랑스와 함께 세계 3대 요리로 꼽히는 터키음식 20여 가지. 케밥과 빵 종류인 피데 및 에크메크, 꼬치인 시시 등은 인기가 많다. 맛의 비결은 호주에서 직수입한 질 좋은 염소와 양, 쇠고기를 비롯해 국내 및 브라질산 닭고기만 쓰는 것이다. 여기에 터키 5성급 호텔 주방장 출신 엘칸 바루트(37)와 엘한 일드림(36)의 요리솜씨가 품격을 더한다. 터키 대사가 국내 최고 터키음식 맛집으로 인정했을 정도다. 정경민 카파도키아 사장은 “부산 울산 경남에서 매주 300여 명, 일 년에 2만6000여 명의 무슬림이 찾는 사원과 한 달 평균 1500명의 고객이 찾는 음식점은 이슬람과 한국을 연결하는 사랑방 같은 곳이다”고 말했다.

조용휘 기자 silent@donga.com
#무슬림#이슬람 부산성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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