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뉴스 등 공짜없는 ‘유료 콘텐츠 장터’ 문연다

  • 동아일보
  • 입력 2012년 12월 27일 03시 00분


카카오페이지 2013년초 서비스… “콘텐츠 창작자 제대로 대우”

스마트폰 메신저 ‘카카오톡’을 만든 카카오가 웹툰(만화), 음악, 영화, 뉴스 등의 콘텐츠를 파는 새 스마트폰 서비스 ‘카카오페이지’를 내년 1분기(1∼3월)에 시작한다. 콘텐츠에 정당한 가치를 지불하는 문화를 만들기 위해 모든 콘텐츠를 유료로만 판다. 이에 따라 ‘온라인 콘텐츠는 공짜’라는 인식이 바뀔지 주목된다.

그동안 포털은 언론사의 뉴스, 만화가의 웹툰 등을 헐값에 사들여 무료로 서비스하고 광고수익을 챙겼다. 통신사도 국민 대다수가 스마트폰으로 음악과 동영상을 즐기는 현실을 이용해 콘텐츠 장터를 만들어 매출의 상당 부분을 가져갔다.

그런데도 다른 판매처가 없는 콘텐츠 창작자들은 포털 등의 횡포에서 벗어나지 못했고, 품질을 높이는 대신 저가(低價) 출혈경쟁을 벌여왔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카카오는 콘텐츠를 일정액 아래로는 팔 수 없게 최저가격제를 도입하기로 했다.

카카오는 “콘텐츠 창작자가 제대로 대우받지 못하는 현실 때문에 결과적으로 한국 콘텐츠업계가 위기에 빠졌다고 보고 카카오페이지를 시작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카카오톡으로 연결된 ‘카톡 친구’ 사이의 입소문을 이용해 ‘카카오스토리’ 같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는 물론이고 카카오게임 기능을 이용해 ‘애니팡’ ‘드래곤 플라이트’ 같은 소셜게임을 잇달아 성공시킨 카카오의 새 서비스여서 창작자들의 관심도 높다.

인기 만화가 허영만 화백이 새 작품 ‘동의보감’을 카카오페이지에 연재하기로 했다. 내년 1월 중순에는 언론사들을 대상으로 하는 카카오페이지 설명회도 열린다. 만화와 뉴스 외에도 음악, 동영상, 영화 등 다양한 콘텐츠가 거래된다. 특히 카카오는 콘텐츠에 값을 지불하는 데 익숙하지 않은 소비자를 위해 초기에는 콘텐츠를 건당으로 판매하는 대신 연재물을 일정 기간 이용할 수 있는 ‘정기이용권’ 판매를 권장할 계획이다.

결제는 카카오가 만든 일종의 사이버머니(가상화폐)인 ‘초코’를 이용해 이뤄진다. 현금을 내고 초코를 산 뒤 이 초코로 콘텐츠를 사는 것이다. 이런 방식은 한때 인기를 끌었던 국내 SNS 싸이월드의 ‘도토리’에서 보듯 소비자의 지불 저항감을 줄이는 효과가 있다.

카카오는 콘텐츠 기업은 물론이고 일반 블로거 등에게도 카카오페이지의 문호를 개방한다. 다만 성인물이나 폭력성이 강한 콘텐츠 등의 유통을 막기 위해 ‘파트너 심사’라는 안전장치를 마련하기로 했다.

카카오 창업자인 김범수 카카오 이사회 의장은 지난달 카카오페이지를 소개하는 자리에서 “3년 내 수익을 내는 100만 파트너를 만들겠다”고 말한 바 있다.

김상훈 기자 sanhkim@donga.com
#카카오#유료콘텐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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