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kg에 3500만원’ 새끼 민물장어 인공양식 성공

  • 동아일보
  • 입력 2012년 10월 1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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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2번째 완전양식 파란불

한국 연구진이 일본에 이어 세계에서 두 번째로 민물장어(뱀장어) 인공종묘 생산에 성공했다. 이에 따라 민물장어의 대량생산이 활성화돼 수출이 크게 늘어날 것으로 기대된다.

국립수산과학원 전략연구단은 민물장어의 수정란에서 부화한 3mm 길이의 유생(렙토세팔루스)을 256일 만에 양식이 가능한 ‘종묘’로 변태시키는 데 성공했다고 17일 밝혔다.

현재 국내 민물장어 양식은 자연산 종묘를 잡아 양식장에서 기르는 ‘불완전 양식’ 형태로 이뤄지고 있다. 인공종묘를 만드는 데 필요한 심해환경의 조성, 적합한 먹이 개발 등이 어려웠기 때문이다. 민물장어는 수심 200∼300m 바다에서 부화해 살다가 6개월 뒤 강으로 거슬러 올라오는 특성이 있다.

연구진은 수십 차례 실패를 거듭한 끝에 필수영양소가 포함된 특수 액체사료를 개발해 종묘 생산에 성공했다. 현재 미국과 중국, 대만 등도 민물장어 인공종묘 연구를 하고 있지만 성공한 국가는 한국과 일본이 유일하다.

손재학 국립수산과학원장은 “종묘를 직접 생산하는 기술을 개발함으로써 모든 사육 과정을 인위적으로 조절할 수 있는 ‘완전 양식’의 길이 열렸다”고 설명했다.

현재 전량 수입에 의존하는 민물장어의 자연산 종묘는 최근 kg당 가격이 3500만 원에 이를 정도로 비싸 ‘황금 종자’라 불린다. 자연산 종묘 주요 수출국인 대만 등이 자국양식 산업 보호를 이유로 수출을 제한하고 있기 때문이다.

손 원장은 “일본이 40년 걸린 일을 우리는 5년 만에 성공했다”며 “8조6000억 원 규모의 아시아 시장도 우리가 먼저 선점할 수 있도록 민관이 힘을 합쳐 대량생산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유성열 기자 ryu@donga.com
#민물장어#인공양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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