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채소소믈리에로 재취업 도전을”

  • 동아일보

“제철 채소를 계절별로 나눠 아는 대로 적어 보세요. 좋아하는 채소의 맛을 ‘맛있다’란 말 말고 다른 단어로 표현해 보세요.”

10일 오후 서울 광진구 자양동 여성능력개발원. ‘채소소믈리에를 소개합니다’라는 안내판을 내건 부스에 앉으니 대뜸 채소에 대해 얼마나 알고 있는지 물어본다. 매일 먹는 채소지만 어떻게 먹어야 몸에 좋은지, 어떻게 보관해야 하는지 대답하려니 말문이 턱 막혔다.

이처럼 채소에 관심이 많지만 실상은 잘 모르는 소비자를 위해 생긴 신종 직업이 ‘채소소믈리에’다. 김은경 한국채소소믈리에협회장은 “채소와 과일에 대한 지식을 전파하고, 채소를 대량으로 소비하는 레스토랑 등에서 신선한 채소를 선택하고 구매하는 것을 돕는 직업”이라며 “음식에 관심이 많은 주부들이 도전해볼 수 있는 유망 직종”이라고 소개했다.

채소소믈리에협회에 따르면 ‘채소소믈리에’가 일찍 시작된 일본에서는 이미 4만5000여 명이 활동하고 있다. 국내 전문가는 350명 정도. 자격증을 취득하면 식품업체 메뉴개발자, 요리연구가 등으로 활동할 수 있고 대형마트, 레스토랑 등에서 식자재를 관리할 수 있다고 협회 측은 소개했다.

‘정리컨설턴트’도 눈에 띄는 직업이다. 자격증을 취득하면 △물건을 효율적으로 분류하고 수납하는 방법을 알려주는 정리 코칭 △직접 방문해 공간을 재정비하고 수납해주는 정리 대행 △정리 상담 및 치료 △학부모를 위한 자녀 정리습관 교육 △기업 서류정리 컨설팅 등 다양한 일을 할 수 있다. 임희정 한국정리정돈협회장은 “정리는 단순한 가사노동이 아니라 업무의 효율성을 향상시키는 직업”이라며 “주부의 강점을 살려 전문가로 활동할 수 있다”고 말했다.

간단하게 배울 수 있는 정리비법 하나를 들어봤다. 임 회장은 “서랍에 옷을 가로로 차곡차곡 쌓아두는 경우가 많은데 찾을 때마다 서랍 전체를 뒤져야 한다”며 “책장처럼 세로로 수납하면 옷을 쉽게 찾을 수 있고 여유 공간도 더 생긴다”고 조언했다.

이 밖에도 △아토피에 대한 정보를 제공하고 교육, 예방, 치료 활동을 하는 ‘아토피전문치료사’ △손글씨를 활용해 디자인과 접목한 디자인 활자체를 개발하는 ‘캘리그래피 디자이너’ △전통주 정보를 제공하고, 고객이 주문한 요리에 어울리는 전통주를 제안하는 ‘막걸리 소믈리에’ △식물이나 꽃을 이용해 입체적인 예술작품을 만들고 강사로 활동할 수 있는 ‘토피어리 디자이너’ 등 이색 직업도 서울시가 추천하는 직종이다.

서울시 여성능력개발원은 9일부터 11일까지 지하철 2, 7호선 건대입구역 로비와 여성능력개발원에서 ‘경력단절여성 일자리박람회’를 열고 이 같은 이색 직업 체험 기회를 제공한다. 11일 오후 6시까지다. 02-460-2300

김재영 기자 redfoot@donga.com
#여성#이색직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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