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담철곤회장 사치품 사는 데 비자금 40억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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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5월 3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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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6억 횡령’ 前간부 檢서 진술 “23억은 로비-접대비로 사용”
횡령 확정판결 앞둔 담회장 또 비자금수사 받을 가능성

검찰이 스포츠토토가 조성한 비자금 96억 원 가운데 40억 원이 담철곤 오리온그룹 회장(57·사진)과 부인인 이화경 오리온그룹 사장(56)의 사치품 구입 등에 사용됐다는 진술을 확보한 것으로 30일 확인됐다. 또 비자금 가운데 23억 원가량이 스포츠토토 사업권 유지를 위한 로비자금 및 비공식 접대비로 사용됐다는 진술도 나와 스포츠토토 인허가 과정을 둘러싼 불법 로비 의혹에 대한 본격 수사가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서울중앙지검 특별수사3부(부장 심재돈)는 회삿돈 96억 원을 빼돌린 혐의(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횡령) 등으로 사전 구속영장을 청구해 30일 구속한 스포츠토토 전 재경팀 부장 김모 씨로부터 “임직원 급여를 빼돌려 만든 40억 원은 담 회장과 이 사장이 고급 와인과 롤렉스, 카르티에 같은 명품 시계를 구입하는 등 개인적 용도로 썼다”는 진술을 확보했다. 김 씨는 또 “비자금 12억 원을 사업 인허가 유지에 필요한 로비자금으로, 11억 원은 비공식 접대비로 사용했다”는 진술도 했다. 김 씨는 오리온그룹 재경부장과 스포츠토토 사업계획국 사업권연장 부서 등에서 근무했다. 검찰은 스포츠토토 비자금 조성과 관리를 조경민 전 오리온그룹 전략담당 사장이 주도한 것으로 보고 조만간 조 전 사장을 소환해 조사하기로 했다. 검찰은 비자금 일부를 조 전 사장이 썼다는 진술도 확보했다. 조 전 사장에 대한 조사가 마무리되면 담 회장 부부에 대한 소환 조사 여부도 검토할 예정이다.

담 회장은 고가의 미술품을 법인 자금으로 구입해 자택에 설치하는 등 300억 원대 회삿돈을 횡령한 혐의(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횡령) 등으로 올 1월 서울고법에서 징역 3년에 집행유예 5년을 선고받았다.

검찰은 또 김 씨가 조 전 사장의 형이 운영하는 I사 등에 스포츠토토 용지 등 용품 공급 계약을 허위 및 과다 발주하면서 그 대가로 2억5000만 원을 받은 혐의(배임수재)도 확인했다. 김 씨는 회사 자금으로 조 전 사장 형의 사무실을 마련해주고 사무실 인테리어 비용까지 납부해 준 사실도 드러났다. 조 전 사장의 형은 최근 검찰 수사에 대비해 직원들에게 선불폰을 나눠줘 쓰게 하고 검찰의 압수수색에 대비한 조직적인 예행연습도 시킨 것으로 확인됐다.

장관석 기자 jks@donga.com   
전지성 기자 verso@donga.com   
#담철곤#비자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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