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트서 만난 부킹여성 유혹에 따라나섰다가…

  • 동아일보
  • 입력 2012년 5월 27일 07시 1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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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뱀사기가 기승을 부리고 있다고 뉴시스가 27일 보도했다. 뉴시스는 불과 얼마전만 해도 미모를 이용해 남을 흔들어 돈을 뜯어내는 수법이 대세였지만 최근에는 수천만원 상당의 폭탄 술값을 씌우는가 하면 음주운전을 하도록 유도하고 합의금 명목으로 돈을 가로채기도 한다고 설명했다.

▽나이트 꽃뱀에 음주운전 꽃뱀까지 = 최근 꽃뱀 사기사건이 잇따라 발생해 대한민국 남성들을 긴장시키고 있다.

이날 뉴시스 보도에 따르면 여성을 고용해 나이트클럽에서 남성을 유인한 뒤 술값을 바가지 씌우는 이른바 '나이트 꽃뱀' 사기단이 경찰에 붙잡혔다.

서울 강서경찰서는 16일 여성을 고용해 나이트클럽에서 만난 남성 손님을 주점으로 유인해 바가지 술값을 씌운 강모(28) 씨를 특수강도 혐의로 구속하고 업주 박모(37) 씨 등 22명을 사기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

강 씨 등은 경기 고양시 장항동에 술집을 차려놓고 인터넷을 통해 여대생 등 일명 '꽃뱀' 여종업원들을 모집한 뒤 나이트클럽에서 만난 남성을 유인해 수십배의 술값 덤터기를 씌우는 수법으로 지난해 4월부터 최근까지 50여차례에 걸쳐 모두 5300만원 상당의 부당이득을 챙긴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 조사결과 이들은 여종업원들에게 범행 후 행패를 부리거나 항의하는 의사나 판사 등은 술집에 데려 오지 않도록 교육까지 시키는 등 사전에 치밀하게 범행을 계획한 것으로 드러났다.

또 여종업원들은 손님을 유인해 오면 원가와 수수료를 뺀 술값의 40%를 수당으로 받는 조건을 범행에 가담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들은 터무니없는 술값을 항의하는 피해자들에게는 은행까지 동행해 돈을 뜯어내거나 수차례 전화해 협박하기도 했다고 경찰은 전했다.

여고생과 탈북여성 등을 이른바 '꽃뱀'으로 고용해 인터넷 채팅으로 만난 남성이 음주운전을 하도록 유인한 뒤 고의로 교통사고를 내고 돈을 뜯어낸 사기단도 경찰에 덜미를 잡혔다.

서울 강서경찰서는 22일 인터넷 채팅을 통해 만난 남성을 음주운전하게 한 뒤 교통사고를 내고 협박해 수천만원을 챙긴 총책 박모(27) 씨 등 3명을 공동공갈 혐의로 구속하고 A(17·여)양 등 3명을 불구속 입건했다.

박 씨 등은 지난 3월11일 오전 4시경 인터넷 채팅 사이트에 만난 김모(30) 씨에게 "여자들과 함께 드라이브를 하자"며 유인해 함께 술을 마시고 음주운전을 하게 한 뒤 고의로 교통사고를 내고 합의금 명목으로 880만원을 가로채는 등 지난 1월27일부터 지난달 1일까지 비슷한 수법으로 20여차례에 걸쳐 모두 2600여만원 상당의 부당이득을 챙긴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에 따르면 꽃뱀들은 김씨 등이 잠시 자리를 비운 틈을 타 일당과 휴대전화로 문자메시지를 주고받으며 미리 정해놓은 사고 장소로 피해자를 유인하는 등 사전에 치밀하게 범행을 계획한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 관계자는 이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꽃뱀 역할을 한 여성들은 한 건당 20만원을 받는 조건으로 범행에 가담했다"며 "이들 가운데는 여고생과 탈북여성도 포함돼 있다"고 말했다.

[채널A 영상] ‘나이트 꽃뱀’ 따라 갔다간…

▽조심 또 조심…'꽃뱀 수법 이렇다' = 그렇다면 최근 성행하고 있는 꽃뱀 수법에는 어떤 것들이 있을까. 경기 화성동부경찰서 이수형 경관은 꽃뱀 수법을 이렇게 소개했다.

가장 먼저 나이트 웨이터 알바녀 수법이 있다. 보통 나이트 웨이터는 술값의 15~30% 정도의 수익을 얻는다. 그래서 꽃뱀들은 나이트 웨이터들과 짜고 범행을 저지른다.

우선 재미있게 놀다가 술을 한병 더시키게 하는 수법이 가장 일반적이다. 술값을 부풀리는 방법으로 이득을 취하게 된다. 테이블에서 맥주기본을 먹었는데 고급양주 세트로 바꾸는 환치기 수법도 있다.

신종꽃뱀인 바(bar) 알바(아르바이트)녀들도 있다. 나이트, 클럽 등에서 만난 남자들을 유혹해 여자들이 잘 아는 고급 레스토랑으로 데려가 바가지를 씌워 이득을 챙기는 것이다.

적게는 30만원에서 많게는 180만원까지 받아낸다고 한다. 남자들의 한끼 식사에 한달 월급의 상당부분을 사용하지만 여자들은 그날 이후 연락이 두절돼 두번 다시 볼 수 없다.

꽃뱀들은 1만원만 빌려달라고 하기도 한다. 사람들이 많이 붐비는 저녁시간대 시내에서 이같은 경우가 많다. 남자들이 호감을 보일만한 예쁜 얼굴로 무장하고 나타난다. 지갑을 잃어버려 차비 1만원을 빌려달라고 하는 방식이다.

꽃뱀 음주사기단도 무섭다. 인터넷 채팅사이트에서 차를 가진 남성만 유인, 술을 많이 마시게 한 뒤 근처 노래방으로 옮기자며 음주운전을 유도해 교통사고를 낸다. '음주운전으로 신고하겠다'며 협박해 합의금으로 돈을 받아 가로챈다.

이 경관은 "순간의 방심으로 정신적, 물질적 피해가 생길 수 있다"며 "한번도 여자들이 다가온 적이 없는데 다가온다면 목적을 가지고 다가오는 것으로 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꽃뱀 표적 안되려면…' 예쁜여성-음주 주의해야 = 꽃뱀에 의한 사기나 범죄를 당했을 경우 어디 하소연하기도 어렵다. 예방만이 돈 잃고 망신도 안 당하는 지름길이다.

전문가들은 처음보는 예쁜 여성이 접근해온다면 한번쯤 의심을 해보는 것이 좋고 지나친 음주는 삼가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경기 광명경찰서 김화영 경관과 평택경찰서 박성주 경관은 이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사기단은 '여자 꼬셨는데 같이 갈분'이라는 채팅방을 개설해 차량을 소유한 남성만 유인했다"며 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들은 "서로에게 호감이 가는 상대라면 음주운전을 하려고 하는 남성에게 화를 낼 것"이라며 "운전대에 앉는 것을 가만히 지켜보고 있다면 다시 한번 생각해보는 것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또 "자신에게 불리한 상황이 이어지더라도 법으로 해결하는 것이 가장 안전할 수 있다"며 "사고가 발생시 112에 신고하는 행동을 보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음주는 모든 꽃뱀의 표적이 된다"면서 "절대로 많은 음주를 해서는 안되며 특히 음주운전은 하지 않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디지털뉴스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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