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쁜 아빠는 ‘없는 사람’ 간주… 엄마가 먼저 父존재감 일깨워줘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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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5월 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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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사 편모가정’도 급증

아버지가 너무 바빠 가정에 소홀하다 보니 어머니만 있는 가정과 다를 바 없는 ‘유사(類似) 편모가정’이 적지 않다. 아이들에게는 실질적으로 아버지가 없는 상황과 비슷하다.

이런 가정은 아버지를 ‘없는 사람’ 취급하고 자녀 문제를 어머니 혼자 결정하기 쉽다. 남편에게 관심을 호소하다 지친 나머지 아내와 아이 위주로 논의하고 해결하는 식이다. 하지만 아버지가 무시되는 가정의 자녀가 행복하기란 쉽지 않다.

교육학자인 장병혜 박사는 ‘위대한 엄마의 조건’이라는 베스트셀러에서 “유사 편모가정일수록 아이에게 아버지의 존재감을 확인시키는 일이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아버지의 역할과 노력을 자녀에게 수시로 알려줘야 한다는 말이다. 특히 가정사를 결정할 때 아버지가 결정에 참여한다는 점을 분명히 자녀에게 알려주라고 조언한다.

아이들과 가까워지고 싶지만 구체적 방법을 모르는 아버지는 멘토링 프로그램을 활용할 만하다. 지난해 보건복지부가 모집한 ‘100인의 아빠단’은 육아 건강 놀이 가사 요리 등 5개 분야의 정보를 블로그(motherplus.blog.me)에서 공유한다. 육아 노하우를 가진 베테랑 아빠와 초보 아빠 모두에게 도움이 된다.

참여자들은 “아이들이 원하는 것은 비싼 곳이나 대단한 놀이가 아니라 아빠의 관심과 사랑”이라고 강조한다.

스스로를 ‘일만 하는 아빠’라고 소개한 한 참여자는 아이가 화장실에서 울음을 터뜨렸을 때의 일을 얘기했다. 변기에 앉기를 무서워해서 재미있는 하마 그림을 등받이에 붙였더니 아이가 아주 좋아하더라는 것. 그는 “얼마 전 아이에게 아빠 하면 무엇이 생각나느냐고 물었더니 ‘재밌다’고 답했다”며 “일만 하느라 자녀와 놀아주지 못한 아빠가 이런 활동에 참여하면 좋겠다”고 말했다.

100인의 아빠단 2기 단원은 31일까지 인터넷(www.motherplusall.or.kr)에서 모집한다.

김희균 기자 foryou@donga.com       
노지현 기자 isityou@donga.com
#교육#유사 편모가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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