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랜드 압수수색ㆍ직원 긴급체포…3년여 ‘몰카’

  • 동아일보
  • 입력 2012년 3월 30일 09시 1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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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랜드 카지노 직원들이 3년여 동안 몰래카메라를 설치해 승률을 조작해온 것으로 드러났다.

'강원랜드 카지노 몰카사건'을 수사중인 정선경찰서는 30일 고객과 짜고 강원랜드 카지노에 초소형 몰래카메라가 장착된 '슈(카드통)'를 설치하도록 지시한 강원랜드 정비담당주임 황모(42) 씨와 직원 김모(34) 씨를 각각 사기 및 업무방해 등 혐의로 긴급 체포했다.

경찰은 이에 앞서 29일 강원랜드 직원 사무실, 황 씨와 김 씨의 집과 사무실, 차량 등을 압수수색했으며 통화내역과 휴대전화 문자메시지 수·발신 기록 등 자료를 관련기관에 요청했다.

경찰에 따르면 황 씨는 고객 A씨와 짜고 2009년부터 지난 26일까지 3년여 동안 수십 차례에 걸쳐 몰래카메라가 장착된 카드통을 강원랜드 카지노 내 지정 테이블에 설치하도록 김 씨에게 지시하고 김 씨는 황 씨의 지시에 따라 이를 설치, 사기도박이 가능하도록 도운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 조사결과 황 씨 등은 카드통을 테이블에 갖다 놓는 대가로 고객이 테이블 게임에서 딴 총 수익금의 10%를 받기로 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그러나 황 씨는 A씨로부터 받은 돈이 김 씨에게 나눠준 돈까지 합쳐 모두 3000만원정도라고 진술했으나 김 씨는 황씨로부터 4000만원 정도를 받았다고 말하는 등 진술이 엇갈리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경찰은 이들이 몰래카메라 설치를 통해 얻은 수익이 최소 7억~8억원 정도로 보고 있으며 황 씨와 짜고 몰래카메라를 설치한 고객 A씨에 대한 신원파악과 함께 추가 공범이 있는지에 수사력을 모으고 있다.

그러나 카지노 고객이 몰카 의혹을 제기한 뒤 강원랜드측이 경찰에 신고하기까지 10시간가량이 걸려 증거자료의 상당 부분이 은폐됐을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이 사건 담당 경찰관은 "(강원랜드가) 자체조사를 한다며 시간을 많이 허비했다"고 말하고 "그렇다 보니 증거물 등이 좀 사라진 느낌이 든다"고 말했다.

디지털뉴스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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