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시 ‘이상한 해외출장’ 공사업체도 동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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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1월 1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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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선거 도운 시민단체외 주민반발 혐오시설 수주한 시공사직원도 함께 데려가

시장 당선에 도움을 준 시민단체 대표가 세금으로 해외출장을 다녀왔다는 동아일보 11일자 A1면 기사.
시장 당선에 도움을 준 시민단체 대표가 세금으로 해외출장을 다녀왔다는 동아일보 11일자 A1면 기사.
경기 고양시가 2010년 지방선거 때 최성 시장을 지지했던 시민단체 대표의 해외 출장비용을 지원해 특혜 의혹이 제기된 데 이어 이 출장에 고양시의 관급 공사를 수주한 건설업체 관계자도 동행한 것으로 확인됐다.

12일 고양시에 따르면 올해 말까지 덕양구 삼송지구 환경기초시설 용지에 국비와 도비 등 643억 원을 들여 바이오매스 에너지시설을 건립할 예정이다. 음식물 쓰레기와 축산 분뇨를 소각해 천연가스를 얻어내는 시설이다. 2010년 4월 입찰을 통해 예산 대비 94.89%(610억 원)를 써낸 태영건설 컨소시엄이 낙찰받았다. 고양시는 지난해 12월 시설 도입에 앞서 공사에 대한 신뢰도를 높이겠다며 9급 실무 공무원과 환경공단 간부 2명, 시민단체 대표 등 4명으로 이뤄진 선진지역 견학단을 구성했다. 하지만 ‘전문기술 자문’이라는 명분으로 시공사인 태영건설 직원 2명도 함께 출국한 것으로 확인돼 유착 의혹이 더해지고 있다.

이들은 지난해 12월 13일부터 6박 8일간 독일과 일본을 방문하는 견학단 일정에 동행했다. 독일에서는 하루에 2시간 반에서 3시간가량 에너지 시설을 두 차례 방문하는 일정만 짜여 있었다. 일본에서도 이틀 동안 2곳의 에너지시설을 방문했을 뿐 다른 계획은 잡혀 있지 않았다.

출장에 동행한 태영건설 관계자는 “전문기술 분야를 견학하러 간 것이지 놀러 간 게 아니다. 실제 목적 이외에는 다른 어떤 일도 없었다”고 해명했다.

바이오매스 에너지시설이 혐오시설이라며 지역 주민이 집단 반발하고 있는 상황에서 공무원과 발주처 관계자, 시공 건설업체 관계자까지 함께 해외 출장에 나선 것은 부적절하다는 비난이 나오고 있다.

김인숙 전 고양여성민우회 대표는 “시민들이 바이오매스 시설 설치를 반대하고 있는데도 이런 여론에 귀 기울이지 않은 채 업체 관계자까지 함께 해외 견학을 간 것은 문제”라고 지적했다.

김미영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정치입법팀장도 “공무원과 시공사 관계자가 해외 출장을 함께 떠난 것은 부적절한 처사”라며 “지자체 해외출장의 사전심사와 사후관리를 더 철저히 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최성 고양시장은 “시민단체와 야5당이 선거 때 도와준 것은 맞지만 구체적으로 어떤 지원이 있었는지는 보고받지 못해 언급할 수 없다”고 말했다.

고양=조영달 기자 dalsara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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