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 오전 9시 국회에서 열린 민주통합당 최고위원회의. 크리스마스가 지났지만 참석자들의 옷차림은 온통 빨간색이었다. 원혜영 공동대표, 김진표 원내대표는 빨간 넥타이, 박영선 의원은 빨간 셔츠 차림이었다. ‘억울함과 분노’를 담은 색깔이라는 설명이다. 당 소속 정봉주 전 의원이 BBK 사건과 관련해 허위사실 유포 혐의 등으로 최근 대법원에서 징역 1년형이 확정된 데 대한 반발이었다. ‘나는 꼼수다’ 멤버인 정 전 의원은 ‘환송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한 뒤 서울구치소에 수감됐다. 제1야당의 최고 의사결정기구인 최고위원회의가 징역 1년형을 선고받고도 차일피일 입감을 미뤄온 정 전 의원의 ‘환송식’을 열어준 셈이다.
원 대표는 “(2007년 대선에서) BBK 의혹을 가장 강력하게 제기했던 박근혜 의원은 지금 한나라당의 비대위원장”이라며 형평성을 문제 삼았다. 김 원내대표는 대법원 확정 판결이 난 BBK 사건에 대해 “실체적 진실이 드러나지 않은 현재진행형 (사건)”이라고 주장했다.
정 전 의원은 마이크를 잡고 “오늘은 진실이 구속되지만 다음 차례는 거짓이 구속될 것”이라며 “감옥에서 당당하게 굽히지 않고 ‘쫄지 않고’ 진실을 향해 정권탈환을 위해 끝까지 싸우겠다”고 말했다. 당 지도부는 장미를 전달했고 유시춘 최고위원 등은 포옹하거나 스마트폰으로 ‘인증샷’을 찍기도 했다. 민주통합당은 이날 만장일치로 ‘정봉주 당 BBK 진상조사위원장 구명위원회’를 설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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