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나는 공부/스펙 완전정복]<1>“스펙이요? 전문성으로 승부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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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11월 2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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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양대 미디어계열 미래인재전형 합격한 윤나효 양

한양대 미래인재전형으로 사회과학부에 합격한 여의도여고 3학년 윤나효 양.
한양대 미래인재전형으로 사회과학부에 합격한 여의도여고 3학년 윤나효 양.
《바야흐로 ‘비교과활동’의 시대입니다. 대학 입학사정관전형은 물론 중고교 입시에도 자기주도학습전형이 확대되면서 빠른 진로 결정과 이에 맞는 비교과활동이 어느 때보다 중요해졌습니다. 최근 서울대가 2013학년도 부터 수시모집을 80%로 확대하고 수능 성적보다는 학교생활 평가에 중점을 두고 학생을 선발하겠다고 밝힌 점은 입시패러다임의 변화를 단적으로 보여줍니다. ‘신나는 공부’가 ‘스펙 완전정복’ 코너를 신설합니다. 앞으로 입학사정관전형 합격생의 비교과활동 노하우와 입학사정관의 평가 내용을 진로 분야별로 소개합니다.》

[현장에서 꿈을 찾다]빠른 진로 결정은 비교과활동의 원천

“쥐를 잡자~ 쥐를 잡자~ 찍찍찍♪”

KBS 예능프로그램 ‘해피선데이’에서 인기를 끌었던 ‘쥐를 잡자’ 게임을 시작할 때 흐르던 음악 속 목소리의 주인공은 서울 여의도여고 3학년 윤나효 양(18)이다. 윤 양은 어릴 적부터 음악에 남다른 재능을 보였다. EBS고운노래발표회 대상 등 각종 창작동요제에서 입상한 그는 KBS ‘TV유치원 파니파니’ 주제곡을 비롯해 방송국, 대학, 기업, 지자체 등에서 700여 곡의 녹음에 참여했다.

자연스럽게 방송 분야에서 일하고픈 꿈이 마음속에 자리 잡았다. 방송 프로듀서를 거쳐 종국에는 미디어경영인이 되겠다는 목표도 세웠다. 영상물 음악작업에 참여하면서 재정적 어려움으로 제작이 중단되거나, 제작한 후에도 제작비를 받지 못하는 모습을 여러 차례 목격해온 윤 양에게 방송은 비단 ‘제작’의 문제가 아니라 ‘경영’의 문제로 와 닿았기 때문이다. 뚜렷한 진로 목표는 미디어 분야 비교과활동으로 이어졌다. 중3 때는 직접 만든 12분짜리 영상물 ‘배움나들이’로 통일부 장관상을 받았다. 고교 때는 시민단체 주최 공모전에 당선돼 ‘우리는 원래 하나였어요’라는 5부작 라디오 드라마를 제작했다. 교내외 토론대회와 스피치 대회에서도 좋은 성적을 거뒀다.

[같은 꿈, 다른 활동]비교과활동은 양보다 질

윤 양이 초중학교 시절의 화려한 수상경력 때문에 합격했다고 단정하면 오산. 대부분의 입학사정관전형에서 고교시절 외의 비교과활동은 고교시절 활동과의 연속성을 보는 참고자료로만 활용한다. 고교시절로만 좁히면, 윤 양은 다른 지원자에 비해 특별히 활동양이 많진 않다. 하지만 미디어분야 관련활동을 깊이 있게 했다는 특징을 발견할 수 있다. 영상공모전, 스피치대회에 참가할 때는 모두 ‘통일’을 주제로 다뤘다. 고1 때 제작한 라디오 드라마도 중3 때 만들어 수상한 영상물을 심화한 결과물이었다. 전혀 다른 스펙을 만들려고 하기보다는 기존 활동을 보완하고 발전시키는 방법을 택한 것이다.

윤 양은 영상물을 제작하며 저작권 문제 등 실무적인 부분에서 어려움을 겪으며 미디어분야에서 일하려면 공부를 더 해야겠다는 교훈을 얻었다. 면접 때는 이 경험을 근거로 사회과학대학 미디어커뮤니케이션 학과에 진학해 전문성을 키우겠다는 답변을 했다.

[학교에서 길을 찾다]직접 기획하고 몸으로 부딪혀라

동아리는 교지편집부 활동을 했다. 방송 분야 진출을 생각하는 학생 대부분이 방송반을 선택하는 점과는 차이가 있다. 기사쓰기로 글 쓰는 능력을 기르고, 교지 디자인으로 디자인감각을 키우는 것이 장기적으로 방송인으로 성장하는 데 도움이 될 거라고 판단했다. 윤 양은 “교지편집부에서는 회계를 맡아 학교축제 때 예산을 기획, 관리하면서 미디어경영인으로서의 자질에 대해 고민했다”면서 “이런 경험은 서류작성과 면접에서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면접 준비는 학교에서 했다. 교감과 담임교사의 도움을 받아 모의면접을 하고 캠코더로 찍은 내용을 보며 부족한 부분을 교정했다. ‘비밀무기’도 준비했다. 학업계획서에 입학 후 한양대 교내 방송국에서 일하고 싶다는 이야기를 적은 윤 양. 자신이 대학방송국에서 홍보물을 만들 때 쓰고 싶은 30초 분량의 창작곡을 준비했다. “마지막으로 자기 피알을 해보세요.” 면접관이 묻자, 윤 양이 준비한 노래가 면접장에 울려 펴졌다. “아름답고 소중한 세계속의 한양 신비로운 사랑을 키워갑니다.♪ 세계의 중심 한양대학교가 주역입니다.♬” 윤 양의 노래는 2주 뒤 합격통보의 메아리가 되어 돌아왔다.

이태윤 기자 wolf@donga.com 



▼“학교 프로그램 적극 활용하세요”▼
[입학사정관이 떴다]이정은 한양대 입학사정관


이정은 한양대 입학사정관
이정은 한양대 입학사정관
Q. 한양대 미래인재전형의 선발기준은?

A. 진로맞춤형 비교과활동이 중요하다. 미래인재전형은 수능 최저등급기준과 내신 성적 커트라인이 없다. 올해 합격생 중에는 내신 성적이 6등급인 학생도 있다. 그렇다고 내신 성적을 전혀 보지 않는 건 아니다. 기본적으로 내신 성적은 중요한 평가요소다. 내신 성적이 상대적으로 안 좋은 합격생은 특출한 비교과 활동경력이 있다.

Q. 윤나효 양이 합격한 이유는?

A. 미디어분야에 대한 진로 목표가 뚜렷하다. 비교과활동을 지속적으로 해온 점이 높은 평가를 받았다. 작품의 기획, 출연자 섭외, 촬영, 편집까지 모두 직접 진행한 점이 인상적이었다. 여의도여고 현장실사에서 ‘평소 수업시간에도 시각자료를 활용한 발표를 잘한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었다. ‘미디어경영인’이라는 목표에 따른 대학원 진학까지의 학업계획도 구체적이다.

Q. 윤 양은 수상경력이 화려한 편이다. 합격에 미친 영향은?

A. 공신력 있는 대회에서 입상한 경력이 있으면 입학사정관전형에 유리할 수 있다. 잠재력을 객관적으로 증명할 수 있는 방법 중 하나가 대회 입상이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무조건 많은 수상경력을 나열하는 건 바람직하지 않다. 진로 목표에 대한 일관성을 유지하고 집중적으로 활동하는 게 중요하다.

Q. 입학사정관전형 비교과활동의 준비 노하우는?

A. 학교 프로그램을 적극 활용하라. 학교에 자신의 진로와 맞는 프로그램이 없다면 스스로 모임을 만들어 활동해도 좋다. 거창한 정식 동아리가 아니어도 괜찮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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