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 청주시에 사는 박모 씨(38·여)는 최근 동네 곳곳에 ‘반려견을 찾아주면 100만 원을 사례하겠다’는 플래카드를 내걸고 전단 4000장을 뿌렸다. 2년 전부터 키우던 그레이트피레네 품종의 개가 집을 나간 뒤 돌아오지 않았기 때문. 이 개는 혼자 집 밖을 돌아다니는 습관이 있었지만 저녁이 되면 어김없이 집을 찾아 돌아와 평소에는 별 걱정을 하지 않았다. 하지만 13일 집을 나간 후에는 웬일인지 다음 날 아침까지 돌아오지 않았다.
애간장을 태우던 박 씨는 5일 만인 18일에야 개를 찾을 수 있었다. 유모 씨(69)가 “후배가 길 잃은 개를 데리고 있는데 전단을 보니 당신이 찾는 개 같더라”며 개를 데려온 것. 박 씨는 유 씨에게 수없이 “고맙다”는 인사를 하며 사례금 100만 원을 건넸다.
하지만 박 씨는 흙먼지를 뒤집어쓴 개를 목욕시키던 중 이상한 점을 발견했다. 개 목 곳곳에 심한 상처가 있었던 것. 이를 이상하게 여긴 박 씨는 경찰에 수사를 의뢰했다. 경찰조사 결과 이 ‘고마운 유 씨’는 사실 박 씨의 개를 훔쳐 달아난 ‘개 도둑’으로 드러났다. 유 씨가 13일 오전 집을 나온 이 개를 보고 팔기 위해 후배 정모 씨(54)에게 맡겼다가 이후 박 씨의 사례금 플래카드를 보고 돌려준 것. 충북 청주흥덕경찰서는 31일 유 씨를 절도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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