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지통]애완견 찾아줘 사례… 알고보니 개 도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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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9월 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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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만 원 챙긴 60대 입건

그레이트피레네 종. KBS ‘1박2일’에 나와 인기를 끌었던 같은 품종의 ‘상근이’. 동아일보DB
그레이트피레네 종. KBS ‘1박2일’에 나와 인기를 끌었던 같은 품종의 ‘상근이’. 동아일보DB
충북 청주시에 사는 박모 씨(38·여)는 최근 동네 곳곳에 ‘반려견을 찾아주면 100만 원을 사례하겠다’는 플래카드를 내걸고 전단 4000장을 뿌렸다. 2년 전부터 키우던 그레이트피레네 품종의 개가 집을 나간 뒤 돌아오지 않았기 때문. 이 개는 혼자 집 밖을 돌아다니는 습관이 있었지만 저녁이 되면 어김없이 집을 찾아 돌아와 평소에는 별 걱정을 하지 않았다. 하지만 13일 집을 나간 후에는 웬일인지 다음 날 아침까지 돌아오지 않았다.

애간장을 태우던 박 씨는 5일 만인 18일에야 개를 찾을 수 있었다. 유모 씨(69)가 “후배가 길 잃은 개를 데리고 있는데 전단을 보니 당신이 찾는 개 같더라”며 개를 데려온 것. 박 씨는 유 씨에게 수없이 “고맙다”는 인사를 하며 사례금 100만 원을 건넸다.

하지만 박 씨는 흙먼지를 뒤집어쓴 개를 목욕시키던 중 이상한 점을 발견했다. 개 목 곳곳에 심한 상처가 있었던 것. 이를 이상하게 여긴 박 씨는 경찰에 수사를 의뢰했다. 경찰조사 결과 이 ‘고마운 유 씨’는 사실 박 씨의 개를 훔쳐 달아난 ‘개 도둑’으로 드러났다. 유 씨가 13일 오전 집을 나온 이 개를 보고 팔기 위해 후배 정모 씨(54)에게 맡겼다가 이후 박 씨의 사례금 플래카드를 보고 돌려준 것. 충북 청주흥덕경찰서는 31일 유 씨를 절도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

청주=장기우 기자 straw82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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