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상청 “올겨울도 이상한파 가능성 커”

  • 동아일보
  • 입력 2011년 8월 23일 03시 00분


북극 빙하 올들어 한반도 2배 넓이 녹아… 재해대책 미리 세워야

올해 북극 빙하의 면적이 온난화 등의 영향으로 사상 최소 수준으로 줄어들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이에 따라 올겨울에도 ‘이상한파’가 몰아닥칠 가능성이 커졌다.

기상청 국립기상연구소는 “북극 빙하 면적이 급격히 감소하고 있어 9월 중순이면 기존 최저 수준(2007년 421만5000km²)보다 더 작아질 것”이라고 22일 밝혔다.

이 연구소에 따르면 빙하 크기가 최대치가 되는 3월에는 면적이 1549만 km²로 평년 수준이었다. 4월부터 북극 빙하는 급격히 녹기 시작해 8월 둘째 주 현재 613만 620km²로 작아졌다. 평년 661만8620km²보다 48만8000km²나 작아진 것이다. 사라진 빙하의 크기는 한반도 크기(약 22만 km²)의 두 배가 넘는 규모다. 이 연구소는 인공위성을 이용해 북극 일대에 마이크로파를 쏜 후 반사되는 정도의 차이를 분석해 이 같은 결과를 도출했다. 빙하 표면이 얼어서 울퉁불퉁한 경우와 녹아내려 평평해진 경우에 따라 반사값이 다른 원리를 이용했다고 설명했다. 국립기상연구소 류상범 지구환경시스템연구과장은 “역대 최소 빙하 면적을 기록한 2007년보다도 녹는 속도가 빠르다”며 “이런 추세라면 빙하 크기가 가장 작아지는 9월에는 2007년 최소치를 기록했을 때보다 줄어들 것”이라고 말했다.

빙하가 유지돼 기온이 낮아지면 북극 상공의 공기 회전이 빨라져 북극 내 한기가 공기의 소용돌이 속에 갇히게 된다. 하지만 올해처럼 빙하가 줄어 북극 대기가 따듯해지면 북극진동(북극 내 찬 공기의 소용돌이가 주기적으로 강약을 되풀이하는 현상)이 약화된다. 이로 인해 북극의 찬 공기가 소용돌이에서 빠져나와 북반구 중위도로 내려오면 북반구 전체에 이상한파가 발생하는 것이다.

실제 지난해 겨울 북극진동이 약해지면서 세계 곳곳에서 한파 피해가 컸다. 지난해 12월 러시아에는 이상한파로 눈비(icy rain)가 내리면서 20만 가구에 전기 공급이 끊어졌다. 한국은 1월 전국 평균기온(영하 4.4도)이 1981년 이래 30년 만에 가장 낮아지는 등 1월 내내 영하 10도 한파가 이어지면서 ‘삼한사온(三寒四溫)’이 실종됐다는 지적까지 나왔다. 기상청 관계자는 “다가올 겨울 국내에도 이상한파 피해가 우려되는 만큼 재해대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윤종 기자 zoz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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