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기 가득찬 KTX ‘공포의 20분’

  • 동아일보
  • 입력 2011년 7월 1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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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재경보음 울린채 질주하다 뒤늦게 세워… “누전 추정”

서울역을 출발해 경남 밀양시 밀양역에 진입하던 KTX-산천 283호 열차에서 15일 오전 11시 반경 연기가 나 승객 180여 명이 대피하는 소동이 벌어졌다. 열차는 이날 오전 9시 10분 서울역을 출발해 마산역으로 가던 중 동대구역을 지나 밀양역에 진입하다 1호차 배전반에서 연기가 나자 긴급 정차했다. 당시 1호차 쪽에서는 화재감지장치도 작동돼 경보음이 울린 것으로 알려졌다.

승객 180여 명은 열차에서 빠져나와 후속 열차인 대구 출발 1905호 무궁화호로 갈아타고 오후 1시 6분경 마산역에 도착했다. KTX 도착 예정인 낮 12시 7분보다 1시간가량 늦어졌다. 코레일 측은 승객들의 항의가 잇따르자 운임의 50%를 환불해 줬다.

승객 김모 씨(39)는 “밀양역에 진입하는데 갑자기 객실 내부에 연기가 가득 찼다”며 “제대로 숨을 쉬지 못할 정도여서 경찰에 신고했다”고 말했다. 승객 윤모 씨(28)는 “동대구역을 지난 뒤부터 20분가량 계속 열차에서 ‘삐삐’ 소리가 났지만 안내방송도 없었다”며 “일부 승객은 해머로 유리창을 깨고 밖으로 탈출하려고도 했다”고 전했다.

코레일 측은 “누전으로 인해 연기가 난 것으로 추정되며 정확한 사고 경위를 조사 중”이라고 밝혔다.

밀양=정재락 기자 rak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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