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만호 부친 “위증” 언급’싸고 檢-辯공방

  • 동아일보
  • 입력 2011년 3월 24일 03시 00분


코멘트

구치소 녹음 CD 법정서 공개
檢 “한씨 진술번복 암시한것”… 변호인 “이장이라고 말한 것”

한명숙 전 국무총리에게 9억여 원을 건넸다고 진술했다가 법정에서 번복한 한만호 전 한신건영 대표(50·복역 중)의 아버지 한모 씨가 아들의 위증을 염려하는 듯한 내용이 담긴 녹취록이 법정에서 공개됐다. 23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부장판사 김우진) 심리로 열린 특별검증기일에서 검찰은 한 전 대표가 구치소에 면회 온 부모 등과 나눈 대화가 담긴 녹음 CD 60여 장을 공개했다.

CD 녹취 내용에 따르면 한 전 대표가 진술을 번복하기 한 달쯤 전인 지난해 11월 15일 한 전 대표가 아버지에게 안부를 묻자 아버지는 “괜찮다. 위증 그런 것 때문에 일이 엇갈리는 것뿐이지. 어제 시제(時祭)에 갔더니 말들이 많아서…”라고 답했다. 이에 한 전 대표는 “제가 알아서 할게요”라고 말했다.

검찰은 “발음이 분명치는 않지만 ‘위증’이란 말을 분명히 했고 이는 한 전 대표의 진술 번복을 암시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한 전 총리 측 변호인단은 “2009년 8월 선산이 경매로 넘어가 조상들의 묘를 옮겨야 했기 때문에 ‘이장(移葬)’ 얘기를 한 것”이라고 반박했다. 재판부는 이 부분을 서너 번 반복해서 들은 뒤 “‘위증’으로 들린다”며 변호인단 주장은 조서에 의견으로 기재토록 했다.

한 전 대표는 2009년 5월 18일 어머니 김모 씨에게 “(한 전 총리 쪽에서) 계속 소식 없으면 내가 중대한 결단을 내리려고. 내가 3억을 요구했다고. 3억”이라고 말했다. 이후에도 김 씨는 돈을 돌려받지 못하자 11월 27일 한 전 대표에게 “일단 문숙이(한 전 총리의 측근)하고 총리, 그런 ‘개 같은 ×’ 만나서 얘기 확실히 해야 해. 지네들한테 한 달에 1000만 원씩 주고 우리가 왜 고통을 당해”라며 격앙된 감정을 드러냈다.

유성열 기자 ryu@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