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경북]발길 꺼려지는 대구 신천둔치

  • Array
  • 입력 2011년 3월 3일 03시 00분


코멘트

너덜너덜 안내판 1년 방치-축 처진 현수막-다리 곳곳 페인트 낙서

1일 오후 한 시민이 대구 신천 둔치의 망가진 수달안내판 앞을 지나가고 있다. 이권효 기자 boriam@donga.com
1일 오후 한 시민이 대구 신천 둔치의 망가진 수달안내판 앞을 지나가고 있다. 이권효 기자 boriam@donga.com
“작년에도 그랬는데. 지금은 더 너덜너덜해졌네….” 1일 오후 대구 신천 둔치를 걷던 시민들은 흉물처럼 방치돼 있는 신천변 안내간판을 보며 이같이 말했다. 대구시민들이 즐겨 찾는 신천 둔치에 대구시장 이름으로 서 있는 대형 간판이 망가진 채 1년 넘도록 그대로 있어 시민들이 혀를 차고 있다.

신천 수성교 아래에 있는 이 안내판은 가로세로 2m 정도 크기로 신천에 사는 천연기념물인 수달을 보호하자고 시민들에게 당부하는 내용이다. 수달 사진을 비롯해 수달의 생태 등을 자세히 적은 것으로 보인다. 그런데 안내판이 찢어지고 사라지는 바람에 이 큰 안내판에서 알아 볼 수 있는 내용이라곤 ‘대구시민 여러분! 수달…, 구광역시장’뿐이다. 한 시민은 “지난해에는 ‘신천과 금호강에 살고 있는 수달을 보호합시다’라는 큰 글자도 있었고 수달을 알 수 있는 여러 내용이 많았다”고 했다. 그는 “안내판 내용을 찢는 것도 잘못이지만 이렇게 방치하는 대구시도 문제 아니냐”고 덧붙였다.

이 안내판에서 조금 떨어진 둔치 난간에는 ‘공공시설물을 부수거나 낙서 등으로 훼손하면 관련법에 따라 처벌 받습니다’라는 현수막이 걸려 있다. 오래전에 걸어둔 탓인지 축 처져 있다. 산책하던 시민들은 “법에 따라 처벌 받는다는 내용의 현수막을 꼭 이렇게 보기 흉하게 걸어야 되는지 모르겠다”며 “오히려 신천 풍경을 훼손하는 게 아니냐”고 했다. “올해는 ‘대구방문의 해’이고 세계육상대회도 열리는 만큼 이런 부분도 꼼꼼하게 살피는 게 필요하다”는 이야기도 나왔다.

신천을 건너는 다리의 교각 곳곳에는 페인트로 온갖 낙서가 보기 흉하게 그려져 있다. 시민들은 “교각 밑은 어두운 데다 이상한 페인트 그림 같은 것을 보면 불쾌하다”며 “좀 산뜻한 분위기가 나도록 교각을 단장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둔치에서 자주 달린다는 한 외국인은 “자전거를 타는 사람과 걷는 사람, 달리는 사람이 뒤섞여 마음 놓고 뛰기 어려운 게 가장 불편하다”며 “신천은 참 아름다운데 좀 더 쾌적하고 편리했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나타냈다. 대구 도심을 가로지르는 신천은 전체 길이가 13km. 가창교에서 침산교까지 14개 다리가 놓여 있다.

이권효 기자 boriam@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