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부 ‘동태사골국’ 먹이고 돈남겨 로비하다니…”

  • 동아일보
  • 입력 2011년 2월 1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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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바비리’ 수사검사 질타… 강희락 前청장 기소

“동태사골국이라는 말 들어보셨습니까. 힘들게 일하는 공사장 인부들이 건설현장 식당(일명 함바집)에서 살은 없고 뼈만 나오는 동탯국을 빗대서 하는 말입니다. 이번 사건을 계기로 함바집 인부들이 이런 말을 하지 않게 된다면 수사한 사람으로서 최고의 보람이라고 생각합니다.”

서울동부지검 김강욱 차장검사는 15일 강희락 전 경찰청장을 구속기소하며 사회적 약자에게 기생해 고위층에 로비를 하고 돈을 받은 행태를 개탄했다. 로비로 얼룩진 함바집 비리의 피해는 결국 고스란히 인부들에게 전가됐다는 것. 함바 운영권을 따내는 데 들어간 로비 비용이 건설현장 식당 식단의 품질 저하로 연결됐다는 의미다.

검찰은 이날 강 전 경찰청장 등 고위 경찰간부들이 줄줄이 연루된 이 사건을 ‘국가 공권력이 일개 함바업자의 로비에 이용된 것’으로 규정했다. 함바 운영권이 대부분 수의계약으로 결정되다 보니 로비 능력이 중요해졌고 로비는 물론 운영권을 따내는 과정에서 벌어지는 각종 문제를 가장 잘 해결할 수 있는 조직이 경찰이었다는 것. 이 때문에 유상봉 씨(65·구속기소)를 비롯한 함바 브로커들이 경찰에 집중 로비를 벌이는 결과를 낳았다는 것이다.

검찰은 이날 유 씨에게 건설현장 민원 해결, 경찰관 인사 청탁 등의 명목으로 18차례에 걸쳐 1억9000만 원을 수수한 혐의로 강 전 청장을 구속기소했다.

또 검찰은 유 씨에게 8500만 원의 금품과 5000만 원 상당의 스위스제 시계를 요구한 혐의를 받고 있는 최영 강원랜드 사장(59)을 구속 수감했다.

장관석 기자 jk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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