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전남]구제역에 고기값 급등… 학교급식 불똥

  • 동아일보

한파로 농수산물까지 들썩
급식비 인상으로도 감당못해, 개학 앞두고 대체식단 고민

구제역 2차 예방백신 접종 15일 광주 북구 충효동 한우 사육농가에서 수의사와 북구청 방역반원들이 구제역 청정지역인 광주 전남에서 구제역 2차 예방백신을 접종하고 있다. 박영철 기자 skyblue@donga.com
구제역 2차 예방백신 접종 15일 광주 북구 충효동 한우 사육농가에서 수의사와 북구청 방역반원들이 구제역 청정지역인 광주 전남에서 구제역 2차 예방백신을 접종하고 있다. 박영철 기자 skyblue@donga.com
기록적인 한파와 구제역·조류인플루엔자(AI)의 여파로 농축수산물 가격이 급등하면서 학교 급식도 차질을 빚고 있다. 현재는 고등학교만 보충수업을 하고 있지만 다음 달 모든 학교에서 새 학기가 시작되면 어려움이 더욱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15일 전남도에 따르면 이날 현재 돼지(110kg 기준) 산지가격은 48만 원 선. 구제역 발생 이전인 지난해 11월 말 29만7000원에 비해 61% 정도 올랐다. 같은 기간 한우 암소(600kg)는 5%, 닭(육계 1kg)은 46%, 오리(1kg)는 11% 값이 올랐다. 유례없는 한파로 전남지역 겨울배추 생산량도 17% 정도 감소했다. 대파나 우리밀, 녹차 등은 물론이고 시설하우스 작물들도 냉해로 생산량이 줄어 가격이 뛰고 있다.

올해 겨울배추 가격은 한 포기에 3600원으로 지난해 2300원에 비해 56% 정도 올랐다. 대파는 한 묶음에 3400원으로 지난해 1400원보다 2배 이상 올랐다. 고추나 시금치, 깻잎 등 시설하우스 작물 가격도 오르고 있다. 수산물도 일부 냉해가 발생한 데다 육류 대신 어류 소비가 늘면서 가격이 들썩이고 있다.

농축수산물 가격이 오르자 학교 급식이 가장 먼저 직격탄을 맞고 있다. 학생 1390명에게 급식을 하는 순천여고는 식자재 납품업체로부터 “돼지고기 사용을 자제해 달라”는 요청을 받고 있다. 납품 가격이 지난해 12월 기준으로 책정돼 오른 돼지고기 가격을 감당할 수 없다는 것이다. 순천여고 측은 급식비를 2400원에서 2600원으로 인상했지만 식자재 값이 천정부지로 치솟아 대체식단 마련을 검토하고 있다.

전교생이 210명인 화순 이양중고등학교도 급식 식단을 고민하고 있다. 이 학교 최모 영양사는 “배추 한 단(3포기) 가격이 지난해 말 1만2000원이었지만 최근 1만8600원으로 오르고 양념류도 10% 정도 올랐다”고 하소연했다. 겨울 보충수업을 하는 고등학교는 돼지고기 대신 콩 등 대체식단 마련에 골몰하고 있다. 다음 달 새 학기가 시작되는 초중학교는 벌써부터 고민이다. 이전옥 전남학교영양교사회 회장은 “학교들이 다음 주부터 식자재 시장조사를 벌여야 하는데 가격이 많이 올라 식단 짜기가 막막하다”고 말했다.

이형주 기자 peneye0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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