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제역 ‘2차 오염’ 비상]침출수 유출땐 ‘상수원’도 걱정이라는데…

  • 동아일보
  • 입력 2011년 2월 1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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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염된 물에 패혈증-식중독균”… “수돗물은 정수과정 거쳐 안전”
작물 씻어먹으면 큰 문제 없어

한강 상류지역에 조성된 구제역 가축 매몰지 2곳 중 1곳에서 침출수나 붕괴가 예상됨에 따라 한강 식수원 오염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11일 환경부에 따르면 매몰지에서 새어 나온 침출수에는 대장균, 장 바이러스 같은 패혈증 등을 일으키는 병원균과 식중독균 등이 포함돼 있다. 또 암모니아나 질소, 질산성 질소 등의 유해 화학물질도 함유돼 있다. 침출수가 유입된 물을 마시거나 매몰지 인근 침출수로 오염된 토양에서 자란 작물을 먹으면 신체에 해로울 수 있다는 것이 환경부의 설명이다. 실제 2009년 전국 조류인플루엔자(AI) 매몰지 15곳 중 8곳에서 침출수가 발견됐으며 인근 지하수의 80%가 오염돼 먹는 물 수질 기준을 초과했다.

반면 전문가들은 지나치게 ‘침출수 환경재앙’을 조장하거나 우려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는 의견도 내놓고 있다. 너무 많은 양만 아니라면 당장 수질오염을 걱정할 수준은 아니라는 것. 바로 먹는 지하수 외에 한강 등의 식수원으로 침출수가 흘러들어가도 수돗물의 경우 여러 단계의 정수 과정을 거치기 때문에 인체에 해로울 가능성은 거의 없다는 지적이다. 또 침출수로 오염된 토양에서 자란 작물도 침투수 내 유기물이 토양의 자정능력으로 분해되기 때문에 제대로 씻어 먹으면 큰 문제가 없다고 환경전문가들은 밝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시민들은 수도권 최대 식수원인 한강에 침출수가 유입될 수 있다는 사실에 ‘걱정스럽다’는 반응을 보였다. 회사원 현지은 씨(28·여)는 “정수 과정을 거치므로 수돗물에 큰 문제가 없다는 것은 충분히 이해되지만 기분은 무척 찜찜하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정부는 한강 인근 매몰지에 대한 대대적인 정비작업을 벌일 계획이다. 문제의 매몰지 16곳 중 하천 인근 매몰지엔 차수벽(遮水壁)이, 물이 고일 가능성이 큰 곳엔 배수로가, 무너질 위험이 큰 곳엔 옹벽이 각각 설치된다. 또 합동조사단은 다음 달 4일까지 전국 4200여 매몰지에 대한 전수조사를 마친 뒤 위험 매몰지를 분류해 해당 지방자치단체와 함께 4월 안에 정비할 방침이다.

길진균 기자 leon@donga.com

김윤종 기자 zoz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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