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마터면… 154명 탄 KTX 첫 탈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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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2월 1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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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명역 부근 터널서 사고… 서행중이라 인명피해 없어
코레일 “선로전환기에 문제”

선로 벗어난 객차 11일 오후 경기 광명역에서 남쪽으로 500m가량 떨어진 일직터널에서 광명으로 가던 부산발 KTX-산천 224호 열차가 탈선한 채 멈춰 서 있다. 인명 피해는 발생하지 않았으나 사고 여파로 KTX 상하행선 열차가 일반 철로로 우회하면서 1시간 이상 지연되거나 취소됐다. 사진 제공 경기소방본부
선로 벗어난 객차 11일 오후 경기 광명역에서 남쪽으로 500m가량 떨어진 일직터널에서 광명으로 가던 부산발 KTX-산천 224호 열차가 탈선한 채 멈춰 서 있다. 인명 피해는 발생하지 않았으나 사고 여파로 KTX 상하행선 열차가 일반 철로로 우회하면서 1시간 이상 지연되거나 취소됐다. 사진 제공 경기소방본부
11일 오후 1시 5분 경기 광명시 일직동 광명역 인근에서 부산에서 광명으로 오던 KTX-산천 열차가 선로를 이탈하는 사고가 났다. KTX 탈선 사고는 2004년 4월 고속철도 개통 이후 처음이다. KTX-산천은 국내 기술로 제작해 지난해 3월부터 운행해 오고 있다. ‘산천어(山川魚)’의 이미지를 형상화해 산천으로 명명됐다.

이날 사고는 종착역인 광명역에 정차하기 위해 속도를 시속 90km 정도로 줄인 상태에서 발생해 인명 피해가 없었지만 만약 빠른 속도로 광명역을 통과했다면 대형 참사로 이어질 뻔했다.

한국철도공사(코레일)와 경찰에 따르면 이날 사고는 열차가 광명역에 도착하기 500여 m 전인 일직터널을 지나기 위해 서행하던 중 객차 10량 중 후미 6량이 선로를 이탈하면서 일어났다. 사고 당시 열차에는 승무원 5명과 승객 149명이 타고 있었지만 경상자 1명을 제외하고 인명 피해는 없었다. 광명소방서 측은 “사고 이후 허리통증을 호소한 60대 여성 환자 한 명만 병원으로 이송했다”고 전했다.

탑승객 황준석 씨(28·대학원생)는 “광명역에 도착했다는 안내방송이 나와 서서 내릴 준비를 하고 있었는데 갑자기 열차가 흔들렸다. 이어 ‘쾅쾅’ 하는 소리가 난 뒤 멈춰섰다”며 “탄 냄새와 함께 객실 불도 모두 꺼져 승무원들이 수동으로 문을 열어 열차 밖으로 승객들을 내보냈다”고 말했다.

사고 이후 KTX 광명역은 매표소마다 열차표를 환불하려는 사람으로 북적였다. 서울역과 용산역을 찾은 승객도 KTX 열차 운행이 중단되자 불만을 터뜨렸다. 탈선한 객차가 상하행선 선로에 걸쳐 멈춤에 따라 KTX 상하행 열차 운행은 한때 전면 중단됐다. 코레일은 부산∼대전 구간에서는 종전처럼 고속철도 전용선로를 이용해 열차를 운행하고 사고가 발생한 대전∼서울 구간은 경부선 일반선로를 이용해 우회 운행하도록 임시조치했다. 하지만 이날 사고 여파로 열차가 잇따라 연착하면서 KTX를 이용하려던 승객들이 환불 소동을 벌이는 등 혼란이 이어졌다. 서울역에서 오후 7시 43분에 출발한 동대구행 무궁화 열차도 기관차 고장으로 신길역 인근에서 30여 분 정차하면서 많은 승객이 불편을 겪었다. 김흥성 코레일 대변인은 “선로전환기 시스템 문제로 사고가 발생한 것으로 보이며 현재 정확한 사고 원인을 조사 중”이라고 말했다.

코레일은 복구인력 200여 명을 투입해 터널 안에 멈춰선 열차를 기중기와 견인차를 사용해 제 선로로 옮겨 이동시키는 작업을 벌이고 있지만 열차 운행 정상화는 12일 오후에나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광명=장관석 기자 jks@donga.com

대전=이기진 기자 doyoc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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