터널 진입중 ‘덜컹’… KTX 광명서 탈선 충격

동아일보 입력 2011-02-12 03:00수정 2011-02-28 18: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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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속 주행중 탈선했다면” 가슴 쓸어내려 11일 광명역 인근 일직터널에서 발생한 KTX 탈선 사고의 원인은 현재까지 조사결과한 선로전환기의 오작동 가능성이 가장 큰 것으로 분석된다. 사고 발생 직후 국토해양부와 한국철도공사(코레일)가 실시한 현장 조사 결과 부산에서 출발한 열차가 광명역에 정차하기 위해 플랫폼으로 향하는 2번 선로로 옮겨가는 과정에서 오른쪽으로 열렸던 선로가 갑자기 왼쪽으로 붙여진 것이 확인됐기 때문이다.

하지만 국토부나 코레일은 정확한 사고 원인이 규명되기 전까지 ‘속단은 금물’이라는 입장이다. 이는 자칫 다른 원인이 나오면 생길 수도 있는 후폭풍을 우려한 것. 코레일 관계자는 “탈선사고는 정부차원의 ‘철도사고조사위원회’에서 정밀 조사를 거쳐야 원인을 확인할 수 있어 구체적인 원인 규명에는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

○ 선로전환기 오작동 가능성 높아

고속 운행 과정에서 탈선을 했다면 핵심 장치인 배전시스템이나 철도 차량 자체 결함이 원인일 수 있지만 저속으로 달리는 열차가 궤도를 이탈한 것은 선로전환기에 문제가 있었을 가능성이 높다는 게 철도전문가들의 대체적인 시각이다. 실제로 국토부와 코레일의 현장 조사에서 사고 열차는 기관차와 열차 1∼4호차는 광명역 플랫폼으로 향하는 2번 선로에 제대로 진입한 것으로 확인됐다. 그 대신 5∼10호차는 가야 할 레일을 못 타고 궤도를 벗어났다. 특히 탈선과정에서 덜컹거리는 소리가 난 것도 선로전환기가 처음에는 제대로 작동해 사고 열차를 2번 선로로 유도했지만 중간에 오작동으로 선로분기점이 닫혀 5∼10호차가 제 레일을 타지 못했다는 점을 뒷받침한다. 국토부 관계자는 “선로전환기의 전산시스템에 결함(에러)이 생겼거나 시스템 운영자가 프로그램 데이터를 잘못 입력해서 사고가 났을 가능성이 있다”며 “철도사고조사위원회에서 정밀조사를 벌이면 원인을 규명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 차체 결함 운전미숙 가능성 낮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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걸어서 터널 탈출 11일 부산에서 출발한 KTX 상행선 열차가 경기 광명역 인근 일직터널에서 탈선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사고 후 이 열차에 타고 있던 승객 149명이 걸어서 터널을 빠져나오고 있다. 사진 제공 경기소방본부
철도 기관사의 운전 미숙이 사고로 이어졌을 가능성도 있다. 사고 열차가 광명역으로 들어오는 과정에서 속도를 제대로 줄이지 않아 레일을 벗어났다는 것이다. 하지만 KTX-산천이 사실상 전자동으로 운행된다는 점을 감안하면 가능성은 높지 않다.

선로의 이물질이 열차 이탈을 유발했을 것이라는 추정도 있다. 시속 90km로 들어오던 열차의 바퀴가 레일에 있던 돌이나 쓰레기 등 이물질에 부딪히면서 레일을 벗어났을 수도 있다는 것이다.

한편 KTX-산천은 지난해 3월부터 운행에 들어간 이후 크고 작은 사고가 잇따랐다. 지난달 31일 마산역에서 출발한 KTX-산천 열차가 제동장치 오작동으로 서울역에 예정보다 54분 늦게 도착해 승객들이 항의하는 소동이 벌어졌다. 이달 들어서도 6일 부산역을 출발하려던 열차가 배터리 고장으로 출발 직전 다른 열차로 대체되는 등 최근 4개월 사이 7건의 사고가 발생했다. 이에 따라 국내 자체 기술로 제작한 KTX-산천 차량의 구조적 결함이나 차량과 운행시스템 사이의 문제점이 있을 여지도 배제할 수 없다.

길진균 기자 leon@donga.com

김윤종 기자 zozo@donga.com

대전=이기진 기자 doyoc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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