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경북]경북 군위 출신 재일교포 사업가 홍종수 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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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10월 1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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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향 인재 키워달라” 30억원 쾌척


‘선생께서는 젊은 시절 일본으로 건너가 근검절약정신을 실천하면서 평생 모은 전 재산 30억 원을 고향의 인재양성을 위해 기탁하셨습니다. 이에 우리 군민은 그 뜻을 담아 이곳에 선생의 흉상을 세우고….’ 경북 군위군 군위읍 삼국유사교육문화회관에 이런 내용을 새긴 재일교포 홍종수 씨(85)의 흉상(사진)이 군위군민 이름으로 최근 세워졌다.

군위읍 대흥리에서 태어난 홍 씨는 학교 교육을 거의 받지 못한 채 광복 후 일본으로 건너가 봉제공장을 하면서 모은 30억 원을 지난달 “고향의 인재양성에 써달라”는 부탁과 함께 군위군 교육발전위원회에 현금으로 전달했다. 일본 고치(高知) 현에 사는 홍 씨는 가족과 의논한 끝에 고향에서 한국을 발전시킬 인재가 배출됐으면 하는 바람에서 거액을 흔쾌히 내놓았다. 군위군 관계자는 “주위에서 자기 이름의 장학재단을 설립하자는 이야기도 나왔지만 고향을 위해 쓰는 것이 좋겠다는 의지가 강했다”고 말했다.

삼국유사교육문화회관을 찾는 주민들은 대부분 홍 씨의 흉상 앞에 발걸음을 멈춘다. 이 회관에는 문화 예술 체육 청소년시설이 모여 있어 주민이 많이 찾는다. 한 학부모는 “이분의 뜻이 오래 빛나도록 군위에서 공부하는 학생들에게 좋은 자극제가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군위군교육발전위원회는 홍 씨의 장학금을 가정형편이 어려운 학생 등을 위해 사용할 계획이다. 발전위원회 장욱 이사장(군위군수)은 “온갖 어려움을 겪으면서 어렵게 모은 큰 재산을 기부하는 것은 아무리 고향이라도 쉽지 않을 것”이라며 “흉상을 세워 뜻을 알리는 것이 도리라는 여론이 많았다”고 말했다.

이권효 기자 boria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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