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형 복지모델, 佛-獨-벨기에 등 유럽 5개국서 길을 찾다

동아일보 입력 2010-09-28 03:00수정 2010-09-28 03: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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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위주 지원 ‘밑빠진 독’… ‘가족 복지’로 효율 높여야 “한때 복지병을 겪었던 유럽의 상당수 국가들은 복지를 ‘한때의 지출’이 아니라 ‘투자’라는 개념으로 바꿔 정책을 펴고 있습니다. 우리도 퍼주기식 복지정책에서 벗어나 한국형 복지모델을 만들 필요가 있습니다.”

최근 ‘복지 선진국’이라 불리는 프랑스 벨기에 룩셈부르크 네덜란드 독일 등 유럽 5개국의 복지제도와 시설을 취재기자와 함께 8박 9일 동안 둘러본 양옥경 이화여대 사회복지학과 교수(한국사회복지학회장)는 “예를 들면 전통적으로 가족이 복지의 축이었던 한국의 경우 개인보다 가족 단위로 지원하는 것이 더 효율적일 것”이라고 말했다.

저출산 고령화사회로 이행하면서 복지 수요가 급증하는 데 비해 이를 감당할 재정이 부족한 상황에서는 패러다임을 전환해 ‘저비용 고효율’의 복지 모델을 검토해야 한다는 얘기다.

올해 한국 복지예산은 81조2000억 원. 전체 예산의 27.7%로 역대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했다. 복지지출도 연평균 13.1%씩 늘어났다. 매우 가파른 증가다. 친서민 노선을 표방한 이명박 정부는 내년 예산을 ‘서민희망 예산’이라고 이름 짓고 보육비 교육비 다문화가정 지원비를 지난해보다 33.4% 증액해 총 3조7209억 원을 배정했다. 이에 따라 내년 전체 복지 예산도 8% 더 늘어난다. 10일 발표한 제2차 저출산·고령사회 5개년 기본 계획의 핵심은 ‘일과 가정의 양립 지원’이다. 1차 때의 ‘저소득층 지원’에서 패러다임 전환을 꾀했다. 2006∼2010년 시행한 제1차 기본 계획엔 모두 20조 원을 투입했지만 출산율은 줄곧 하락했다. 지원 대상이 저소득층에 한정되다 보니 정책 수요 계층의 다양한 욕구에 부응하지 못했던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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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복지정책도 큰 틀의 전환이 필요하다. 기초생활보장급여, 기초노령연금, 중증장애인연금 등 사회보장제도가 차례로 도입됐지만 여전히 복지 사각지대는 넓기만 하다. 특히 복지 재원 마련이 쉽지 않다. 조세부담률은 2007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 26.7%보다 5% 낮은 21%. 하지만 1인당 국민소득도 2만 달러 수준에서 정체돼 있어 조세 부담을 늘리기도 쉽지 않다.

유럽의 경우 고용과 복지를 연계하고 각종 복지 혜택을 통합해 원스톱으로 제공하는 등 복지병에서 벗어나려고 노력 중이었다.

이번에 유럽 5개국을 둘러본 전문가들은 유럽 모델의 장점을 한국에 접목해 적은 비용으로 높은 효율을 낼 수 있는 한국형 복지 모델을 만드는 것이 시급하다고 입을 모았다. 이들은 △한국 특유의 끈끈한 가족 문화를 살린 가족 중심의 복지정책으로 빈곤 탈출을 돕고 △경제와 복지가 서로의 원동력이 되도록 생산적 복지를 지향하고 △복지 수용자가 필요로 하는 복지전달체계를 확립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우경임 기자 woohah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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