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편지]고선순/여행지서 경찰도 주민 편들어

  • 동아일보
  • 입력 2010년 8월 1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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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주말 친정 식구와 욕지도로 여행을 다녀왔다. 아름다운 자연 경관만큼 깨끗하고 조용한 섬이었다. 오후 10시쯤 조카가 자전거를 타고 해안도로를 달리던 중 예기치 못한 일이 발생했다. 노점상으로 보이는 아주머니가 대뜸 조카에게 거친 욕을 하더니 “이 아이가 자전거로 트럭을 긁은 후 그냥 도망갔다”고 말했다. 우린 그런 적이 없다고 몇 번을 이야기했지만 아주머니는 막무가내로 소란을 피우다 경찰까지 불렀다.

더욱 황당한 것은 경찰이 주민인 아주머니 이야기만 듣고 노상에서 조카를 완전히 범인으로 취급하는 모습이었다. 조카가 탄 자전거는 미니벨로라는 작은 자전거로, 트럭의 긁힌 자국 위치와 차이가 났기 때문에 누명은 벗겨졌지만 사과의 말 한마디 듣지 못했다. 대부분 여행객은 여행 후 지역의 풍물과 특산물만이 아니라 여행지에서 만난 사람이 얼마나 친절했는지를 기억한다는 점을 알았으면 한다.

고선순 대구 수성구 범어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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