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성 간부전에 걸린 어머니를 위해 간 기증자를 구한다며 한강 다리에 현수막을 걸고 호소했던 30대 남성의 어머니가 끝내 숨진 것으로 확인됐다.
6일 경찰 등에 따르면 지난달 26일 서울 잠실대교 중간 인도에서 '어머니가 위독합니다. O형 간 기증자를 구합니다'는 현수막을 걸고 장기를 기증해달라고 호소하다 출동한 경관에게 부엌칼을 휘두른 혐의로 입건됐던 이 모 씨(38)의 어머니가 이달 1일 숨졌다.
당시 이 씨의 어머니는 인근 병원에서 B형 급성 간부전으로 치료를 받고 있었으며 생명이 위독한 상태였다. 보도를 통해 애타는 사연을 접한 시민 4~5명이 간 기증을 하고 싶다는 문의를 해 왔으며, 그중 2명은 실제 검사를 받기도 했으나 이씨 어머니 간과 맞지 않아 기증이 성사되지 못했다.
5일 발인을 마친 이 씨는 기자에게 "어머니를 대하는 마음은 누구나 같을 것"이라며 "무식하고 단순한 방법이며 불법인 줄 알았지만 어머니를 살리고 싶은 마음에 선택했던 행동"이라고 말했다. 이 씨는 어머니 영정 앞에서 두 가지를 맹세했다. 그는 "장남으로서 남은 가족들을 잘 돌보는 것은 당연한 일"이며 "두 번째는 이번 일을 계기로 은혜를 베풀어 주신 분들이 실망하지 않도록 떳떳하게 살아가겠다"고 했다. 이어 장기기증 절차의 까다로움을 호소하며 어머니에 대한 못 다한 사랑을 전했다. 경찰은 이 씨를 공무집행방해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으며 내주 초 검찰에 송치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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