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경남]詩로 풀어쓴 부산 주요 건축물 비평

  • 동아일보
  • 입력 2010년 4월 12일 03시 00분


이동언 부산대 교수 ‘건축 詩로 쓰다’ 출간

부산대 건축공학과 이동언 교수(54·사진)가 부산 주요 건축물을 시(詩)를 인용해 비평한 건축비평집 ‘건축 詩로 쓰다’(도서출판 미세움)를 펴냈다. ‘삶의 건축과 패러다임 건축’, ‘시를 통해 부산건축 새롭게 읽기’에 이은 세 번째 비평집.

그는 이 책에서 국립부산국악원, 경성대 앞 복합문화공간인 문화골목, 달맞이언덕 뉴욕연합치과, 통도사 자장암, 연산동 자이갤러리, 해운대 신세계 센텀시티와 롯데백화점 센텀시티점, 부산대 음악관을 다뤘다.

국립국악원 비평에서 그는 서정주 시 ‘꼬끼오! 우는 스위스 회중시계’를 인용했다. 마당 배치는 수탉의 울음 ‘꼬끼오’처럼 울리지만 마당에 있는 에스컬레이터는 우리 전통 마당에 어울리지 않게 ‘찌르릉’ 소리를 낸다고 설명했다.

경성대 앞 문화골목은 나희덕 시 ‘방을 얻다’에서 ‘집안의 내력이 짓든(깃든) 데라서 맴으로는 지금도 쓰고 있단 말이요’라는 구절을 인용했다. 골목 입구에 매달린 목어(木魚), 골목 바닥 철도 침목 등 문화골목에 깔려 있는 옛 풍경을 묘사하며 도시 재생 가능성을 풀어썼다.

뉴욕연합치과는 음양 조화를 읽어내는 눈은 절묘하다며 황동규 시 ‘꽃의 고요’를 읽어갔다. 해운대 센텀시티 백화점 설계와 배치 전략을 두고 외부 형태 면에서 롯데백화점은 시각적 요소가 너무 많고 신세계 센텀시티는 너무 적다고 비평했다. 이 밖에 김기택 시 ‘신생아 3’, 정현종의 ‘그 두꺼비’와 ‘몸이 움직인다’ 등이 등장한다.

그는 “시와 건축은 모두 인간 지성, 감수성, 상상력이 상호작용해 예술적으로 승화한 창작품”이라며 “평소 글을 쓸 때 아이디어가 떠오르면 시집과 신문에서 봤던 시를 뽑아 사용한다”고 말했다. 이 교수는 부산대 건축공학과를 졸업한 뒤 미국 콜로라도대와 조지아공대에서 건축학 석·박사학위를 받았다.

윤희각 기자 tot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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