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경남]동서남북/세종시 ‘기업 블랙홀’이 두렵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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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09년 11월 2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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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시가 정부의 세종시 기업유치 정책에 발끈했다. 행복도시건설청이 삼성전기 부산공장(강서구 송정동) 증설 예정 생산라인의 세종시 이전 추진을 검토했다는 사실이 알려졌기 때문이다. 삼성 측이 정부 방침에 따라 부산공장 증설 방침을 바꿔 연기군 동면공장 확대로 방향을 수정했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는 없다. 이윤 창출을 추구하는 기업으로서는 당연한 것인지도 모른다.

그러나 부산시는 이를 사전에 전혀 파악하지 못했다. 일부 언론을 통해 이 같은 사실이 알려지자 벌집을 쑤셔 놓은 듯했다. 23일엔 ‘삼성전기 부산공장 증설 계획의 세종시 이전 논란에 대한 입장’이란 성명을 냈다. 성명에서 “국가균형발전을 저해하고 지역발전에 대한 심각한 역차별을 초래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지역 정치권과 경제계, 시민단체도 한목소리를 냈다.

삼성전기 측은 24일 “동면공장은 세종시 권역 밖에 있고, 동면과 부산공장은 생산품목도 다르다”며 “부산공장 증설은 내년에 시와 협의해 결정할 사항”이라고 밝혔다. 정부의 세종시 활성화 방안 마련에 문제가 없진 않겠지만 부산시 역시 미흡한 점이 많았다. 삼성전기는 1997년 허허벌판이던 녹산공단 24만7000m²(약 7만5000평)에 공장을 지었다. 휴대전화용 기판 등을 생산해 지난해 말 기준으로 1조1000억 원의 매출을 올렸다. 종업원은 3800명에 이른다. ‘기업 하기 좋은 도시’를 기치로 내건 부산시는 그동안 녹산공단 입주기업을 위해 얼마나 힘을 썼을까. 이 질문에 자신 있는 답을 내놓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출퇴근 시간이면 인프라 부족으로 교통지옥을 방불케 한다. 시내버스 노선도 턱없이 부족하다. 근로자 편의시설은 찾기 힘들다. 부산시는 무슨 일이 터진 뒤 호들갑을 떨기보다는 기업이 ‘다른 마음’을 먹지 않도록 평소 다독이고 챙겨야 한다.

조용휘 기자 silen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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