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이 기술자문을 해주던 기업의 핵심기술을 빼내 동종 업체를 차린 대학교수 등이 경찰에 붙잡혔다. 서울지방경찰청 외사과는 휴대용 X-레이 생산업체의 기술자문교수로 있으면서 핵심기술을 빼낸 서울 D대학 교수 김모 씨(45)와 이 회사 선임연구원 오모 씨(34) 등 12명을 붙잡아 오 씨를 구속했다고 17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김 씨는 2001년 10월부터 2005년 10월까지 군용 및 축산용으로 쓰이는 휴대용 X-레이를 생산하는 A사의 기술자문 교수로 재직하면서 오 씨 등과 짜고 핵심기술을 빼낸 혐의를 받고 있다. 이들이 빼낸 핵심기술은 X-레이를 휴대용으로 만들 수 있도록 소형화하는 기술로 제품 설계도면 등의 자료가 포함된 것으로 밝혀졌다. 경찰은 이번 기술유출로 휴대용 X-레이를 생산하는 국내 업체 가운데 매출액 400억 원 규모의 선도업체인 A사가 150억 원 상당의 피해를 입은 것으로 추산했다. 이들은 회사에서 나오기 전인 2005년 8월경 이미 김 씨가 재직하는 D대 창업보육센터에 사무실을 임대해 놓고 2005년 10월부터 개인 노트북과 이메일 등을 통해 기술을 빼냈다. 동종업체를 차린 뒤 제품을 수출해 챙긴 돈은 5억 원에 달했다.
이들은 또 자신들이 차린 업체가 중소기업청이 주관하는 정부지원 연구업체로 선정되자 함께 입건된 부품업자 홍모 씨(37)와 짜고 허위로 부품을 구매한 것처럼 영수증을 꾸며 제출하는 수법으로 연구비 1억여 원을 가로챈 혐의도 받고 있다. 이들은 제품 시연에서 내부가 텅빈 휴대용 X-레이를 전시한 뒤 컴퓨터를 이용해 가상으로만 제품을 보여주는 수법으로 연구 심사를 통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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