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강호순, 아들 면회후 연쇄살인 자백”

  • 입력 2009년 10월 15일 02시 5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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檢, 수사과정 정리 백서 발간
“통화기록 보존기간 늘려야”

“강호순이 자신의 추가 살인 혐의를 자백한 이유는 아들을 면회한 뒤 심리적으로 동요된 상태에서 치밀하게 분석된 증거를 제시했기 때문이다.”

수원지검 안산지청이 부녀자 10명을 연쇄 살해한 혐의로 사형이 확정된 희대의 연쇄살인범 강호순(39) 사건 수사 과정을 총정리한 수사백서를 최근 발간했다. 검찰은 377쪽 분량의 백서에 수사 관련 동영상자료를 담은 CD를 첨부해 1300여 부를 전국의 검찰과 경찰 등 수사기관에 배포했다. 첨부된 CD에는 피해자의 시신을 발굴하기 위해 골프장을 파내려갔던 동영상과 재판과정에서 사용했던 프레젠테이션 자료 등을 모두 담아 기존의 책 형태로만 만들었던 수사백서와 다르다.

백서에 따르면 검찰은 강호순 사건의 수사 성공 요인으로 △강호순이 수년 간의 범행기간에 통화했던 수백 회에 달하는 통화기록을 중복된 것을 가려가면서 철저하게 조회하고 분석한 것 △폐쇄회로(CC)TV 녹화테이프에 대한 치밀한 분석 △방대한 실종자 자료의 끈질긴 분석 등을 꼽았다.

강호순이 마지막으로 자백한 강원 정선군청 여직원 살인 혐의가 밝혀진 것에 대해서는 강호순이 범행 사실이 확인되지 않은 ‘범행 공백기’ 때 접촉한 인물들을 통화기록 조회를 통해 엑셀파일로 정리한 뒤 전국의 방대한 실종자 자료와 비교한 것이 주효했다고 지적했다. 강호순이 아들과 형, 애인을 면회한 뒤 마음이 약해진 상태에서 이 같은 치밀한 증거를 제시했기 때문에 자백을 이끌어 낼 수 있었다는 것이다. 흉악범죄 수사를 위해 개선해야 할 사항으로는 하나로 통합된 실종자 데이터베이스가 마련돼 있지 않은 것과 통신사의 통화기록 보존 기간이 1년밖에 되지 않는 것 등을 들었다.

검찰은 강호순의 거처를 압수수색하는 과정에서 확보한 곡괭이에서 발견된 또 다른 여성 2명의 유전자(DNA)를 분석해 추가 범행 여부를 수사 중이지만, 강호순은 사형이 확정된 뒤 검찰 출석을 거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최우열 기자 dnsp@donga.com


▲동아닷컴 뉴스콘텐츠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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