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중 전대통령 서거] DJ 함께한 2002년 월드컵…홍명보의 추억

  • 입력 2009년 8월 19일 08시 21분


“월드컵 4강신화 숨은 지원군 아! DJ…당신이 그립습니다

“온 국민은 물론 전 세계인의 이목이 한·일 월드컵에 쏠렸던 2002년에 김대중 전 대통령께서 축구에 신경을 많이 써 주셨던 기억이 새롭다.”

20세 이하(U-20) 청소년 축구대표팀 사령탑 홍명보 감독은 18일 서거한 김대중 전 대통령을 떠올리며 고인을 애도했다. 2002년 월드컵 당시 현직에 있었던 김 전 대통령은 성공적인 대회 개최와 한국의 4강 신화 창조에 숨은 지원자였기 때문이다. 국제통화기금(IMF) 사태가 터진 직후인 1998년 2월 제15대 대통령에 오른 김 전 대통령은 경제적 어려움 때문에 신축을 놓고 논란이 일던 서울 월드컵경기장을 짓도록 최종 결재했던 주인공이다. 김 전 대통령은 2002년 5월 31일 그곳에서 고이즈미 준이치로 당시 일본 총리와 제프 블래터 국제축구연맹(FIFA) 회장 등이 참석한 가운데 월드컵 개막을 선언했다. 고인은 바쁜 일정을 쪼개 경기장을 찾아 태극전사들을 응원했다. 대통령이 응원했던 경기에선 한국의 승리로 이어져 결국 16강 쾌거에 밑거름이 됐다.

김 전 대통령이 부산 월드컵경기장을 방문해 관전했던 폴란드(6월 4일)와의 D조 조별리그 첫 경기에선 황선홍과 유상철의 골을 앞세워 2-0으로 승리했다. 이어 김 전 대통령이 찾았던 인천 문학경기장에서도 한국은 박지성의 결승골에 힘입어 조별리그 3차전 상대인 포르투갈(6월 14일)을 1-0으로 물리쳐 감격스런 16강 진출 쾌거를 달성했다.

사상 첫 16강 진출에 고무된 김 전 대통령은 경기장 내 라커룸을 찾아 태극전사들을 격려했다. 당시 대표팀 주장이었던 홍명보는 김 전 대통령에게 선수들의 병역 특례를 건의했다. 고인은 그 자리에서 “축구 발전을 위해 중대 사안인 만큼 국방부 장관과 상의해 잘될 수 있도록 돕겠다”고 대답했고 결국 태극전사들은 군 면제 혜택을 받았다. 박지성(맨체스터 유나이티드)과 이영표(알 힐랄), 설기현(풀럼) 등은 이 덕에 외국 무대에 진출해 한국 축구를 알리는 메신저 역할을 할 수 있었다.

조수진 동아일보 기자 jin061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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