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전남]빛고을 할머니-할아버지들 ‘광주 건강타운’에 문전성시

  • 입력 2009년 7월 13일 08시 14분


개원 한달새 8만명 몰려
점심-목욕 1000원씩 받아
여가프로그램 큰 인기

‘노풍(老風)당당!’

지난달 10일 문을 연 광주 남구 진월동 ‘빛고을 노인 건강타운’이 한 달 여 만에 이용객 8만 명을 돌파하는 등 고령화시대 복합문화공간의 새 지평을 열고 있다.

○하루 4000명 몰려 인기 급등

재단법인 빛고을노인건강타운은 12일 “새로운 노인문화 창출을 목표로 개원한 이래 하루 평균 4000여 명이 이용하는 등 안정적 운영시스템 구축에 성공했다”고 자평했다. 개방형인 데다 단일 노인복지시설로는 전국 최대 규모인 이 시설은 2003년 착공돼 약 6년 만에 완공됐다. 월∼금요일 점심식사를 할 수 있으며 한 끼에 65세 이상 노인은 1000원, 60세 이상 65세 미만은 2000원(60세 이상 국민기초생활수급 대상자는 무료)이다. 탁구와 당구, 게이트볼, 수영장, 골프연습장 등 각종 운동시설과 노래방, 댄스교실이 운영된다. 내년 4월경에는 9홀 규모의 대중골프장도 문을 연다. 컴퓨터와 외국어 강좌, 이·미용, 목욕, 물리치료 등 각종 서비스를 실비 수준으로 이용할 수 있다.

노인건강타운을 이용하려면 회원으로 등록해야 하는데 현재 3만 명을 넘어섰다. 이는 광주 지역 60세 이상 17만여 명의 17.6%로 5명 가운데 1명꼴로 회원증을 갖고 있는 셈. 60세부터 70세 미만은 회원가입비 5000원을 내야 하지만 70세 이상과 60세 이상 노인 가운데 국민기초생활수급 대상자는 면제된다.

박광태 광주시장은 “다른 지역에서 광주 노인들을 부러워해 주민등록을 광주로 옮길 정도”라고 소개했다.

○‘노인들끼리 동아리’ 새 트렌드

이 건강타운에는 날마다 2000여 명이 ‘1000원 점심’과 ‘1000원 목욕’에서부터 1000∼2000원대 이·미용 서비스까지 즐기고 있다. 특히 물리치료실은 인기가 높아 1시간 넘게 기다려야 하기도 한다. 댄스스포츠, 요가, 우리 춤, 컴퓨터 등 124개의 다양한 여가프로그램에 노인들의 발길이 분주하다. 건강타운 측은 다음 달 새로운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외국 운영사례 등을 벤치마킹해 한 차원 높은 운영시스템을 갖출 방침이다.

또한 개원 한 달이 넘자 노인들이 서로 얼굴을 익히면서 취미활동을 중심으로 한 동아리가 생겨나는 것도 새로운 트렌드. 아코디언 연주, 산악회 등 자생적 동아리가 하나 둘 늘고 있다. 특히 14명으로 구성된 ‘빛고을 문화연대연예단’은 2주마다 공연을 펼쳐 관객들을 끌고 있고, 매주 한 차례 모이는 ‘노래교실’엔 300명 이상이 모여든다.

이와 함께 노인들의 건강증진과 응급상황 대비를 위한 각급 의료시설과의 협력체계도 눈길을 끈다. 조선대 병원과는 응급의료센터 설치, ‘시립 인광 치매병원’과는 촉탁의사 파견 및 물리치료 프로그램 운영을 위한 협약을 맺었다. 인근 대형병원과도 다양한 무료진료 서비스를 모색할 계획이다.

건강타운 나무석 원장은 “기존의 노인복지 개념을 뛰어넘은 이곳의 새로운 운영실태를 살펴보기 위해 보건복지가족부, 서울시, 충북도, 남원시, 나주시 등 각급 행정기관과 숭실대 등 대학 관계자들의 발길이 줄을 잇고 있다”고 소개했다.

김권 기자 goqud@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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