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이사람/유럽종단 마라톤대회 출전 안병식 씨

  • 입력 2009년 4월 10일 06시 59분


남-북극 완주 ‘한국인 1호’

“울트라 마라톤 마지막 도전”

제주 출신 오지(奧地)마라토너인 안병식 씨(36·사진)가 64일 동안 쉬지 않고 4500km를 달리는 유럽 종단 울트라마라톤 대회에 참가한다.

이번 대회는 19일 유럽의 남쪽 끝인 이탈리아 바리를 출발해 오스트리아, 독일, 덴마크, 스웨덴, 핀란드를 거쳐 6월 21일 노르웨이 노르카프에 도착한다. 독일 출신 울트라마라토너인 잉고 슐츠가 기획한 이벤트 대회로 2003년 유럽 횡단 마라톤 대회(5000km·64일)에 이어 두 번째로 길다. 세계 12개국에서 내로라하는 울트라마라토너 68명이 참가하며 한국인으로는 안 씨가 유일하다. 이들은 매일 오전 6시에 출발해 오후 4∼5시까지 60∼90km를 달려야 한다.

안 씨는 대회 참가를 위해 2월부터 몸만들기에 돌입했다. 3월에는 한 달 동안 1000km를 달렸다. 일주일에 하루 정도 빼고는 한라산 등산코스와 일주도로 등에서 매일 40∼50km를 뛰었다. 한라산 관음사코스를 통해 정상까지 가려면 일반인은 4시간 30분 정도 걸리지만 그는 1시간 30분이면 주파한다. 안 씨는 “인터넷을 하다 우연히 대회 개최를 알게 됐다”며 “정신, 육체의 한계에 도전하기 위해 참가 신청을 했다”고 말했다.

안 씨는 제주대 미술학과 재학 당시 달리기를 시작해 2001년 서울국제울트라마라톤대회 100km를 완주했다. ‘250km 죽음의 레이스’로 불리는 중국 고비, 칠레 아타카마, 이집트 사하라 등의 사막마라톤에 이어 2007년 남극마라톤(130km)에 성공했다. 지난해 4월에는 북극점마라톤(42km)에서 우승해 한국인 최초로 남극과 북극을 마라톤으로 완주했다.

대회 참가비는 1200만 원. 제주도와 제주국제자유도시개발센터, 노스페이스 등의 후원을 받았다. 안 씨는 “이번 대회는 개인적으로 참가하는 최후의 울트라마라톤 대회가 될 듯하다”며 “그동안 쌓은 경력에 흠이 되지 않도록 유종의 미를 거두고 싶다”고 말했다. 안 씨는 12일 출국한다.

임재영 기자 jy788@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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