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EST’ 가장 큰 문제는 돈… 8500달러 한꺼번에 내야

  • 입력 2009년 2월 24일 02시 58분


가장 큰 문제는 역시 돈이었다.

이번 WEST 프로그램에 참여하는 학생들은 19일까지 어학연수 비용으로 8300∼8500달러(약 1200만 원)를 일시불로 납부했다.

기초생활수급자에게는 참가비용의 75%가 지원되지만 다른 학생에 대한 지원은 전혀 없다. 참가비를 지원하는 대학도 있지만 극소수에 불과하다.

참가자 대부분은 “부모님이 은행 대출을 받아 참가비를 마련했다”고 밝혔다. 가족에게 부담을 주긴 싫었지만 선택을 되돌리기도 쉽지 않았다고 털어놓았다.

비용 부담 때문에 미국행을 포기한 한 학생은 “달러 환전 시 환율 우대를 해준다고 하지만 요즘 일반 은행들도 이런 서비스를 다 하고 있다”며 “할부로 참가비를 낼 수만 있었어도 미국에 갈 수 있었을 텐데…” 하고 아쉬워했다.

현재 외교통상부는 2기생부터 지원 대상을 차상위계층까지 확대하고 학자금 대출도 가능하도록 법령을 손질하고 있다. WEST 1기생들은 “제도가 개선되면 우리들에게도 소급 적용돼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선발 일정이 확정되지 않고 계속 변경된 것도 지원자들을 혼란스럽게 했다. 1월 초로 예정된 서류 합격자 발표가 계속 지연되자 불합격한 것으로 체념한 지원자도 많았다.

면접 기간 중 해외에 나가 있어 자동 탈락한 지원자는 “방학이라 해외에 나가 있는 지원자도 많은데 국내에 없다고 무조건 탈락시키는 것은 불합리하다”면서 “WEST에 지원하면 사실상 다른 일을 하지 말라는 것이나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인터뷰 일정은 몇 차례 연기됐고 미국 내 어학연수 기관과 일자리를 연결해 주는 스폰서 측 정보 제공 내용도 자주 바뀌었다.

WEST 프로그램을 담당하는 정부 담당자가 지원자들의 문의에 신속하게 대응하지 못한 점도 개선돼야 한다는 지적이 많았다.

참가자들은 “상당한 참가비를 내고 가는 만큼 질 높은 서비스를 기대했는데 아직 기대 수준에 못미치는 것이 사실”이라고 말했다.

이들은 “처음에는 일정이 확정되지 않아 많이 불안했는데 프로그램이 점차 자리를 잡아 가는 분위기”라며 “주최 측이 참가자들과의 소통 채널을 갖추는 일에 좀 더 신경을 썼으면 한다”고 주문했다.

이 밖에 학점 인정, 귀국 후 취업 시 가산점 부여 등에 대한 제도 마련도 서둘러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황규인 기자 kini@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