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경기]피플&피플즈/詩쓰는 해경 박경순 경감

  • 입력 2008년 12월 23일 07시 14분


“경찰관과 시인의 공통점은 고단한 세상 빛이 돼주는것”

“경찰관과 시인은 ‘어둡고 고단한 세상에 빛이 될 수 있다’는 공통점을 갖고 있어요. 두 가지 일을 하며 살아가고 있어 행복합니다.”

해양경찰청 운영지원과 복지반장으로 근무하는 박경순(46·여·사진) 경감에게는 20여 년 전부터 늘 ‘최초’라는 수식어가 따라 붙는다.

인천여상을 졸업한 뒤 회사원으로 근무하던 그는 1986년 5월 해경이 창설(1953년)된 이후 처음으로 실시한 여경(순경) 공채 시험에서 170 대 1이라는 높은 경쟁률을 뚫고 당당히 합격했다.

높은 파도와 강한 바람이 부는 해상에서 외국 어선과 싸우며 치안을 담당하기 때문에 ‘금녀의 영역’이었던 해경 역사상 첫 여성경찰관이 탄생한 것.

그가 임용된 뒤 해경은 여경을 뽑기 시작해 현재 경비함정 근무는 물론 수사, 경비 분야에서 활동하는 여경은 380여 명에 이른다.

순경으로 경찰서 민원실 등에서 근무하며 실무 감각을 익힌 그는 2002년 경위로 승진하면서 첫 여성 간부가 돼 화제에 올랐다.

같은 해 해양경찰학교 실무학과 교수로 임용돼 경찰관과 전투경찰을 상대로 각종 해양법을 강의하기도 했다.

번뜩이는 아이디어와 꼼꼼한 일처리로 잘 알려진 그는 최근 인하대가 교육, 경찰, 소방행정 분야에서 모범적으로 근무하고 있는 인천지역 공무원에게 매년 주는 제7회 행정대상을 받았다.

인천 토박이인 그는 인천문인협회 회원인 시인이기도 하다.

1991년 ‘시와 의식’이라는 문학잡지에서 시 부문 신인상을 받으며 문단에 이름을 내밀었다.

평생을 바다, 항구와 더불어 살아왔기 때문인지 초기 그의 시 제목은 ‘소래포구’, ‘연안부두’, ‘신포동연가’ 등과 같이 향토색 짙은 내용이 많았다.

1997년 ‘새는 앉아 또 하나의 시를 쓰고’라는 제목의 첫 시집을 낸 박 경감은 5년 뒤 두 번째 시집인 ‘이제 창문 내는 일만 남았다’를 발간했다.

1988년 남편(48)과 결혼해 두 자녀를 둔 그는 바쁜 시간을 쪼개 뒤늦게 대학에 들어가 국어국문학을 전공했고 ‘백석 시 연구’로 석사학위도 받았다.

황금천 기자 kchwang@donga.com

▼해경, 오늘 자선음악회▼

해양경찰청은 23일 오후 5시 연수구 송도동 해경 1층 대강당에서 불우이웃을 돕기 위한 자선음악회를 연다. 해경 40인조 관현악단이 인기 가요와 크리스마스 캐럴 등을 연주한다. 마술 쇼와 아카펠라 그룹을 초청해 공연한다. 관람료는 없다. 032-835-2825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