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원 ‘자전거 특별시’ 가속페달

  • 입력 2008년 12월 23일 03시 07분


전용로 확충-공영자전거 도입… 지자체들 앞다퉈 배워가

매월 22일은 ‘자전거 특별시’를 표방한 경남 창원시가 만든 자전거 타는 날로 ‘둘둘데이’로 불린다.

12월의 둘둘데이인 22일 오전. 영하의 날씨에 바람이 불어 추웠지만 박완수 시장을 비롯한 창원시청 공무원들은 줄지어 자전거로 출근했다.

창원시에 자전거 바람이 분 것은 지난해 2월. 일본 출장에 나섰던 박 시장은 현지의 자전거 문화에 감명을 받았고 “도시기능 회복과 환경보호, 국민건강을 위해 자전거 타기가 활성화돼야 한다”며 깃발을 들었다.

곧바로 시청에서 3km 이내에 사는 직원들에게 “자가용 출퇴근을 중단하라”고 지시했다. 걸어 다니거나 자전거를 이용하라는 취지. 스스로 모범을 보였다. “오래가지 못할 것”이라던 예상은 빗나갔다. 요즘도 맑은 날은 250명 안팎의 직원이 자전거로 출퇴근한다.

시청에서 7km 떨어진 소답동에서 자전거로 출퇴근하는 현안사업팀 정해수(34) 씨는 “건강에 좋고 출퇴근 비용을 아낄 수 있어 일석이조”라며 “업무 효율도 오르는 것 같다”고 말했다.

시설 개선도 한창이다. 경남도청∼성주광장까지 대방로 왕복 8차로 가운데 양방향 1개 차로를 줄여 자전거 전용도로를 만드는 공사가 진행되고 있다. 차로의 폭을 줄여 자전거 도로를 내는 ‘도로 다이어트’도 추진된다. 164km인 자전거 도로를 2010년에는 195km, 2012년에는 214km로 늘릴 예정이다.

창원시의 자전거 정책을 배우려는 발길도 끊이지 않는다. 4월 충남 홍성군을 시작으로 서울, 경기, 강원 등지의 50여 지자체가 잇따라 찾았다. 행정안전부와 지속가능발전위원회도 다녀갔다. 이들은 창원시 자전거 정책의 핵심이자 상징이 된 공영자전거 ‘누비자(NUBIJA)’의 도입 과정에 큰 관심을 보였다. 누비자는 430대가 20곳의 터미널에 배치돼 있다. 2013년까지 5000대로 늘린다.

박 시장은 “2020년 자전거 보유율을 현재의 15%에서 60%로, 자전거 교통수단 분담률은 3.2%에서 20%로 끌어올릴 계획”이라고 말했다.

창원=강정훈 기자 manma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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