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직원공제회 비리 의혹… 檢 저인망수사 어디까지

  • 입력 2008년 11월 5일 03시 01분


前 이사장 배임-공제회 횡령-부산자원 특혜대출

한국교직원공제회를 둘러싼 각종 비리 의혹에 대한 검찰 수사가 공제회가 직접 운영하는 골프장 내 골프용품점 운영권 청탁 의혹으로까지 번지고 있다.

서울중앙지검 금융조세조사2부(부장 우병우)는 노무현 전 대통령의 부인 권양숙 여사의 육촌 여동생 A 씨가 올해 2월까지 공제회 소유인 경기 여주군의 소피아그린 골프장에서 골프용품과 농산물 등을 판매하는 프로숍을 운영했다고 4일 밝혔다.

소피아그린 골프장은 노무현 정부 당시 고위인사의 학교 후배인 한모 씨가 사장으로 임명돼 ‘낙하산 인사’ 논란을 빚은 곳.

한 씨는 최근 검찰 조사에서 “A 씨가 운영권을 받는 과정에서 외부의 청탁이 있었지만, 누구에게 청탁을 받았는지는 정확히 기억나지 않는다”는 취지로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A 씨는 운영권을 따낸 경위에 대해 진술을 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3일 한 씨에 대해 2003∼2004년 골프장 건설과정에서 하도급업체로부터 수억 원을 받은 혐의(배임수재)로 구속영장을 청구한 상태다. 김평수 전 교직원공제회 이사장은 검찰에서 “전임 이기우 이사장이 한 씨를 골프장 사장으로 앉혀 달라고 부탁했다”고 진술한 바 있다.

검찰은 한 씨가 A 씨로부터 금품을 받은 정황이 발견되지 않은 데다 시범 운영기간(2006년 8월∼2007년 5월)을 제외하면 A 씨가 운영한 골프용품점 영업기간이 길지 않아 큰 이익을 보지 못한 점을 감안해 한 씨의 배임혐의에 A 씨 관련 내용은 포함시키지 않았다.

올 8월부터 교직원공제회 비리의혹 수사에 나선 검찰은 처음에는 김평수 전 이사장이 프라임엔터테인먼트와 경남 창녕군 실버타운 부실투자로 교직원공제회에 1000억 원 이상의 손실을 입힌 배임혐의 수사에 초점을 맞췄다.

그러나 김 전 이사장에 대한 구속영장이 기각되면서 △부산자원의 산업폐기물 처리장 사업에 대한 550억 원 특혜대출 의혹 △교직원공제회의 내부 상납 및 횡령 의혹 △부산지역 폐기물처리업체 서봉리사이클링 관련 의혹까지 ‘저인망’ 식으로 훑고 있다.

전성철 기자 dawn@donga.com

최우열 기자 dnsp@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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