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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8년 10월 31일 02시 5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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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몸에 꼭 맞는 ‘편한 옷을 입은 느낌’이 듭니다.”
윤영희(독일명 레베카 쾰러·35·여·사진) 씨는 “한국에 오면 어떤 기분이냐”는 물음에 이렇게 대답했다.
윤 씨는 세 살 때인 1975년 전남 목포에 있는 한 성당에서 주민에 의해 발견돼 보육원으로 옮겨졌고 이듬해 독일로 입양됐다.
그는 15년 전 한 복지회의 입양아 행사 참석차 한국을 방문했다. 첫 방문에 대해 그는 “말도 전혀 안 통하고 모든 것이 낯설었지만 한국인들과 함께 있는 것 자체로 ‘스며드는 기분’이 들었다”며 당시를 회상했다.
윤 씨가 ‘대한민국 전도사’가 되기로 마음먹은 것도 이때부터. 독일로 돌아가 한국인 입양아 모임에 적극 참여했고 직접 김치도 담그고 한국 음식도 해 먹었다.
윤 씨의 한국 방문은 이번이 다섯 번째. 그는 한국을 찾는 것에 대해 “휴대전화를 충전하듯 나를 충전시키기 위해 온다”고 했다.
지난달 26일 한국을 방문한 윤 씨는 경북 경주시의 골굴사에서 템플스테이를 하며 108배, 명상수련, 선무도 등을 체험했다.
윤 씨에게는 2가지 소망이 있다.
하나는 입양인들에게 이중국적을 허용해 달라는 것. 그는 “입양인은 본인의 의지와 상관없이 외국 국적을 취득했기 때문에 예외적으로 이중국적을 허용해 줘야 하는 것 아니냐”고 반문했다.
다른 하나는 ‘낳아 준’ 부모님을 찾는 것. “원망하는 마음은 전혀 없다. 단지 부모님 생사만이라도 알 수 있으면 좋겠다”면서 눈시울을 붉혔다.
신진우 기자 niceshi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