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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8년 10월 13일 02시 5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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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의 대처법 매우 중요… 기계적 연산연습 피하고 원리 정립 명확히 해야
학부모 상담을 하다보면 “아이가 4학년까지는 수학을 잘했는데 5학년이 되면서 성적이 떨어지고 수학에 대한 흥미도 잃었다”는 하소연을 종종 듣게 된다. 실제로 초등학교 5학년은 수학을 가장 어려워하는 시기다. 4학년까지의 교육과정이 연산능력을 키우는 데 집중됐다면 5학년 때부터는 지금까지 배운 개념을 응용한 난도 높은 문제가 출제되기 때문이다.
이때 부모가 어떻게 대처하느냐가 대단히 중요하다. 학년이 올라가면 어렵게 느끼는 것은 당연하다며 현재의 상태를 방치하게 되면 수학을 잘하는 것은 요원한 일이 되고 결국 수학을 포기하게 될 수밖에 없다. 5학년 수학, 지겨워하지 않고 즐겁게 공부하는 방법은 없을까?
5학년 1학기 연산 부분에서 가장 먼저 나오는 단원이 배수와 약수다. 용어도 생소하고 이전에 배우지 않은 내용이라 어려움을 느끼는 아이들이 많다. 배수와 약수는 이후 등장하는 약분, 통분, 분수의 덧셈 뺄셈까지 이어지는 내용이므로 용어와 개념을 정확하게 이해시켜야 한다.
약분과 통분을 바탕으로 분수의 덧셈 뺄셈을 배우고 이어서 분수의 곱셈을 배우게 되는데, 분수의 덧셈 뺄셈은 통분을 이용해야 하는 반면 분수의 곱셈은 그럴 필요가 없어 비교적 쉽게 이해할 수 있다. 2학기 연산 부분에서는 소수의 곱셈과 나눗셈을 배운다. 소수의 사칙연산은 소수점을 찍는 문제 때문에 분수의 사칙연산보다 실수가 많다. 특히 아이들은 소수의 나눗셈을 어렵게 느끼기 때문에 많은 연습이 필요하다.
도형 영역에서는 처음으로 입체도형을 다루게 되는데 직육면체와 정육면체의 실물을 보면서 학습하거나 전개도와 겨냥도를 직접 만들어 보면 이해도 빠르고 흥미 유발에도 도움이 된다. 2학기에는 도형의 합동과 대칭에 대해서도 배우는데 머릿속으로만 생각하게 하지 말고 모눈종이에 반복해 그려 봐야 한다. 이런 과정을 반복하면 선대칭과 점대칭의 개념을 명확하게 이해할 수 있다.
측정 영역에서는 평면도형의 둘레와 넓이를 배운다. 무조건적인 공식 암기보다는 도형의 넓이를 구하는 원리를 이해해 공식을 굳이 외우지 않고도 도형의 넓이를 구할 수 있게 해야 한다. 문자와 식 영역에서는 아이가 다양한 방법으로 문제에 접근하고 논리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통합적 사고력을 길러줘야 한다. 한 가지 문제를 가지고도 식이나 그림, 표 등 다양한 방식으로 해결하게 한다.
규칙성과 함수 영역은 초등수학에서는 큰 비중을 차지하는 부분은 아니다. 무늬 만들기 단원에서는 직접 단위 모양을 가지고 규칙적으로 다양한 모양을 만들어 보면 좋다. 도형 영역과 마찬가지로 머릿속으로 상상해서 문제 푸는 것은 지양해야 한다. 확률과 통계 영역에서는 줄기와 잎 그림을 통해 평균의 개념을 배운다. 평균 개념은 일상생활에서도 자주 경험하기 때문에 친숙함을 가지고 학습하게 한다.
5학년 수학을 재미없고 어렵게 느끼는 아이에게 무조건 문제집만 많이 풀게 하는 것은 수학을 포기하라는 것과 같다. 연산 연습을 시킬 때에도 무턱대고 기계적으로 하기보다는 원리를 명확히 정립시켜 줄 필요가 있다. ‘4학년 때까지 수학을 잘했으니 조금만 더 하면 되겠지’라는 부모의 조바심에 아이를 다그치다 보면 오히려 수학을 더 쉽게 포기하는 역효과가 날 수도 있다. 인내심을 갖고 아이에게 칭찬과 격려를 아끼지 않는 자세가 중요하다.
수학은 기초 위에 다시 기초를 쌓아가는 학문이다. 아이의 수학적 기초를 탄탄히 다져주면서 취약한 부분을 찾아 보강하다보면 수학적 사고력이 길러진 아이가 어느새 수학을 쉽고 재미있는 과목이라 느끼게 될 것이다.
이보영 영재사관학원 수학영재만들기 초등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