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학년 담임이라고요? 새내기 선생님이군요!

  • 입력 2008년 6월 19일 02시 57분


서울 6학년 담임 68%가 신규-전입 1, 2년차

사춘기 진입… 어려워진 교과… 고참들 꺼려

“경험 많은 교사 배치 위해 인센티브 검토를”

‘저학년 담임은 고참 교사가, 고학년은 신참 교사가?’

서울시교육청이 지난해 서울 시내 578개 전체 초등학교의 6학년 담임 현황을 조사한 결과 10명 중 7명은 신규 교사이거나 학교에 전입한 지 1, 2년 된 교사인 것으로 나타났다.

시교육청이 18일 김현기 서울시의원에게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2007년 서울 지역 6학년 담임은 △신규 교사 4.8% △전입 1년차 37.5% △2년차 26.0% △3년차 13.6% △4년차 8.4% △5년차 9.7%로 조사됐다.

신규 교사와 전입 1, 2년차 교사들의 68.2%가 6학년 담임을 맡고 있고 해당 학교에 오래 근무한 교사일수록 6학년 담임 맡기를 꺼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11개 지역교육청 가운데 신규 교사와 전입 1, 2년차 교사들의 6학년 담임 비율이 높은 곳은 강동교육청(강동·송파구) 79.4%, 강남교육청(강남·서초구) 76.8% 등 대부분 강남지역인 것으로 나타났다.

고참 교사들이 고학년 담임을 꺼리는 것은 5, 6학년 때부터 사춘기의 반항적 특성이 나타나 학생지도가 쉽지 않고 교육과정 수준이 어려워진다는 점도 한몫하고 있다.

조명수 송파초등학교 교장은 “대부분 교사가 학교생활에 어느 정도 적응한 3, 4학년 담임을 선호하고 6학년을 기피한다”며 “학년 배정에서 나이 많은 교사나 전입 고참 교사 순으로 배치해야 불만이 가장 적다”고 말했다.

이 때문에 새내기 교사들이 6학년을 맡는 사례도 늘어나고 있다. 강남교육청의 경우 지난해 6학년 담임의 10%가 신규 교사였으며, 동작교육청도 지난해 2.1%에 불과하던 6학년 담임의 신규 교사 비율이 올해는 5.6%로 두 배 이상 늘었다.

교육 경력 3년차인 현모 교사는 “신규 발령을 받고 가니 의견도 묻지 않고 ‘6학년 2반 담임입니다’라는 말부터 들었다”며 “담임 희망 학년을 3지망까지 받지만 원하는 대로 되는 경우는 거의 없다”고 말했다.

전병식 전곡초등학교(동대문구 전농동) 교장은 “학교장이 교사에게 6학년 담임을 맡아달라고 사정해도 될까 말까 한 것이 현실”이라며 “우리 학교는 지난해 6학년 담임 7명 가운데 5명이 올해도 6학년을 맡겠다고 해서 인근 학교장들이 부러워했다”고 밝혔다.

학부모 차모(41·여·서울 강남구 일원동) 씨는 “아이가 6학년이 되면서 성적뿐 아니라 심리적인 측면에서의 어려움을 자주 호소한다”며 “이런 시기에 교육 경험이 많은 교사가 잘 지도해 주면 좋겠다”고 말했다.

김현기 서울시의원은 “교육 경험이 많고 지역과 학교 상황을 잘 아는 교사가 고학년을 맡는 것이 더 합리적일 수 있다”며 “6학년 담임에게 추가 수당을 지급하거나 다른 인센티브를 주는 방법도 검토해 볼 만하다”고 말했다.

김기용 기자 kk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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