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 아이 납치됐다” 보이스피싱 기승

  • 입력 2008년 4월 4일 03시 00분


최근 잇단 아동 실종범죄로 부모들이 불안해하는 가운데 자녀 납치를 가장한 보이스피싱이 고개를 들고 있다.

범인들은 아이 비명소리를 들려줘 부모들을 극도로 불안하게 한 뒤 부모들이 계속 통화 상태를 유지하도록 해 신고를 막는 수법을 사용하고 있다.

서울 은평구 역촌동에 사는 이모(53) 씨는 2일 오전 11시 20분경 아들이 납치됐다며 2000만 원을 요구하는 협박전화를 받았다. 전화를 건 범인은 “살려 달라”는 아이의 목소리까지 들려줬다.

범인은 경찰신고를 막기 위해 이 씨에게 휴대전화를 끊지 말고 주머니에 넣은 채로 은행에 갈 것을 요구했다. 다행히 이 씨는 은행으로 가던 중 경찰 순찰차를 만나 ‘아이가 납치됐다’는 쪽지를 건넸고 경찰이 학교에 연락해 이 씨의 아들이 수업 중인 사실을 확인해 피해를 막았다.

이에 앞서 1일에도 서울 강남 A 씨 집에도 같은 수법의 사기전화가 걸려왔다. “당신 아들을 납치했다”고 밝힌 범인은 “아저씨가 요구하는 대로 해주라”는 남자아이의 울먹이는 소리를 A 씨에게 휴대전화로 들려줬다.

한편 국가정보원은 3일 최근 보이스피싱 조직들이 해외 유학생 및 여행객을 납치했다며 국내 가족에게 몸값을 요구하는 사례가 많다고 주의를 당부했다.

김상운 기자 su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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