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가보존회장 살해, 우발 사건인 듯”

  • 입력 2008년 3월 28일 03시 20분


경찰이 27일 출입을 통제하고 있는 박정희 전 대통령 생가. 피의자 강모 씨는 이곳에서 김재학 생가보존회장을 살해한 혐의로 구속됐다. 구미=전영한 기자
경찰이 27일 출입을 통제하고 있는 박정희 전 대통령 생가. 피의자 강모 씨는 이곳에서 김재학 생가보존회장을 살해한 혐의로 구속됐다. 구미=전영한 기자
경찰 20대 범행용의자 구속

수사 계속… 정신감정 의뢰

朴전대표 “피의자 주장일뿐”

경북 구미경찰서는 27일 박정희 전 대통령 생가보존회장 김재학(81) 씨를 살해한 혐의로 강모(27·구미시) 씨를 구속했다.

중간 수사발표를 통해 경찰은 “강 씨가 생가 안에서 김 씨와 다투다 우발적으로 범행했다고 판단되며, 배후나 정치적 동기는 없는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강 씨는 26일 오후 5시 40분경 구미시 상모동 생가에서 쓰레기를 줍다가 김 씨가 문을 닫아야 하니 나가달라고 하자 흉기로 살해한 것으로 드러났다. 김 씨의 목을 졸라 기절시킨 뒤 강 씨는 옆에 있던 나무 탁자 위로 옮겨 흉기로 수차례 내리쳤다.

강 씨는 평소 사무실이나 작업장에서 결벽증에 가까울 정도로 쓰레기를 치우고 청소를 했다고 한때 근무했던 업체 관계자가 경찰에서 진술했다.

범행 당시 상황에 대해 강 씨는 “생가에서 쓰레기를 줍는 착한 일을 하는데도 나가라고 해서 순간적으로 화가 났다”고 말했다.

경찰은 “강 씨가 폐쇄회로(CC)TV에 찍힌 내용대로 범행을 인정하지만 동기에 대해서는 무슨 말을 하는지 알아듣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강 씨의 원룸에 있는 컴퓨터를 분석해 범행 동기를 계속 수사하고 정신감정을 전문기관에 의뢰했다. 그는 정신질환으로 병원 치료를 받은 적은 없다.

한편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는 김 씨의 빈소가 있는 구미 순천향병원을 찾아 유족을 위로한 뒤 “우발적인 범행으로 보는 것은 피의자의 일방적 진술에 의존해서이다. 석연찮은 점이 있으니 철저히 조사해 진상을 밝혀야 한다”고 말했다.

구미=이권효 기자 boriam@donga.com


▼영상 취재 : 전영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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