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경남]‘진사’ 아니죠, ‘사천’ 맞습니다

  • 입력 2007년 11월 22일 05시 4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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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천 산업단지 20년 만에 제 이름… 오늘부터 적용

“20년 만에 제 이름을 찾았습니다.”

경남 사천시에 조성됐으나 ‘진사(晋泗)산업단지’라는 어정쩡한 이름으로 불려온 공단이 ‘사천산업단지’로 변경된다. ‘진사’는 인근 진주와 사천의 첫 글자를 합친 것이지만 진주와는 아무 관련이 없다.

경남도는 “사천시 사천읍과 사남면, 용현면 일원 417만 m²의 진사산업단지를 사천산업단지로 바꿔 달라는 주민 요구에 따라 관련 부처와 협의를 거쳐 최근 변경을 결정했으며 22일부터 이를 적용한다”고 21일 밝혔다.

이 산업단지는 사천읍과 사남면 일원 205만 m²의 제1단지, 사남면과 용현면 일원 161만 m²의 제2단지(옛 명칭 서부경남첨단산업단지), 사남면 49만6000m²의 외국인기업전용단지 등으로 구성된 경남 최대의 일반산업단지다.

그러나 공단 명칭이 지역 이름과 동떨어져 홍보가 어려웠으며, 진주지역에 위치한 공단으로 오해하는 일까지 생겼다.

공단 명칭은 20년 전 ‘정치적 꼼수’에 의해 뒤틀렸다는 것이 정설이다. 1987년 대선에서 민정당 노태우 후보가 “진주에 첨단산업단지를 만들겠다”는 공약을 내놨고, 경남도는 이듬해 4월 진주시 초전동 153만 m²에 공단을 조성하겠다고 건설부에 보고했다. 하지만 토지 보상가가 높아 어려움이 생겼다.

결국 1988년 말 경남도는 “땅값이 비싸 업체들이 입주를 꺼릴 것”이라며 공단 예정지를 사천의 미개발지역으로 전격 변경했다. 그러면서 애매한 명칭으로 진주 주민들의 반발을 무마한 것으로 전해진다.

1990년대 들어 “명칭이 부적절하다”는 의견이 나왔으나 이를 무시해 오던 경남도는 5월 사천 출신 김주일 도의원이 사천공단으로의 변경을 주장하고 사천시와 시의회가 잇따라 건의안을 제출하자 뒤늦게 수용했다.

사천시 문경옥 투자유치담당은 “5억 원의 예산을 편성해 도로 간판을 바꾸고 조형물과 대형아치, 단지안내도 등을 새로 설치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강정훈 기자 manma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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