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생 독서-토론-논술 지도법

  • 입력 2007년 4월 24일 03시 04분


코멘트
초등학생 때는 무리한 글쓰기 연습보다는 책을 많이 읽거나 일기 쓰기 등을 통해 독서·토론·논술 실력을 자연스럽게 키워 주는 것이 좋다. 동아일보 자료 사진
초등학생 때는 무리한 글쓰기 연습보다는 책을 많이 읽거나 일기 쓰기 등을 통해 독서·토론·논술 실력을 자연스럽게 키워 주는 것이 좋다. 동아일보 자료 사진
《2008학년도 대학입시부터 논술고사의 난도와 비중이 높아지면서 조기 논술교육에 관심을 보이는 초등학교 학부모들이 많아지고 있다. 초등학생 때는 무리한 글쓰기 연습보다는 책을 읽거나 일기를 쓰는 습관을 들이는 등 일상생활을 통해 자연스럽게 독서·토론·논술 실력을 키우는 것이 좋다. 서울시교육청은 최근 ‘초등학생 독서·토론·논술’ 장학 자료와 학부모 연수 자료를 발간하고 4월 말부터 각 지역교육청을 순회하며 초등학생 학부모를 위한 독서·논술 지도 강연회를 열 예정이다.》

독서

○ 부모가 먼저 읽는 모습 보이면 습관화 쉬워

책 읽기를 좋아하는 아이로 기르고 싶다면 부모가 먼저 재미있게 책을 읽는 모습을 보이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이다. 일정한 시간을 정해 책을 함께 읽거나 재미있는 책을 추천해 달라고 하면 아이는 책을 더욱 가까이 하게 된다.

저학년 때 그림책을 보여 주며 흥미를 갖게 한 뒤 점차 내용이 어려운 책을 조금씩 읽어 주다 보면 어느 순간 다음 내용을 기다리지 못하고 아이가 먼저 책을 손에 드는 경우가 있다. 이때가 스스로 독서에 맛을 들이기 시작할 때다.

서점이나 도서관 나들이를 자주 하거나 수시로 책을 선물하는 것도 좋다. 도서관에선 책을 읽는 사람을 많이 접하게 되고, 서점의 조용한 분위기와 다양한 책은 책을 읽고 싶다는 욕구를 불러일으킬 수 있다.

교과서에 수록된 참고도서를 미리 읽혀 학교 수업에 대한 자신감을 심어 주고 책 속에 언급된 장소나 작가의 생가 등을 가족이 함께 방문하는 것도 아이가 책을 좋아하게 하는 방법 중 하나다.

서울 봉현초등학교 류명숙 교사는 “초등학생 때는 책을 이것저것 골라서 읽기보다 여러 분야의 책을 두루 읽혀 배경지식을 쌓고 독서습관을 들이는 것이 더 중요하다”며 “컴퓨터를 반드시 거실에 두고 읽은 책과 관련된 영화를 보여 주거나 음악을 들려주는 것도 좋다”고 말했다.

토론

○ 이유를 설명하고 설득하게 하면 논리 깨달아

토론은 부모가 책을 함께 읽고 책 내용에 대해 대화를 나누는 것부터 시작하는 것이 좋다. 반드시 함께 읽을 것을 권장한다. 이미 아는 내용이라고 건성으로 질문하고 대답을 유도하면 아이는 올바른 토론 방법을 배우지 못한다.

일상생활 속에서 아이가 무엇을 요구하거나 의견을 말할 때가 토론교육을 할 수 있는 기회다. 요구사항의 이유를 설명하고 부모를 설득하게 하면 자연스레 논리를 깨닫게 된다. 아이가 겪은 일, 들은 일을 근거로 합당한 이유를 설명하게 하면 점차 요구사항을 논리적으로 밝히게 된다.

상대방을 존중하고 말을 경청하는 습관을 들이는 것도 필요하다. 먼저 부모가 아이의 말을 끝까지 들어 주고 의견을 존중하는 모습을 보이면 아이도 토론의 규칙을 알게 된다. 말을 하는 도중에 아이가 불쑥 끼어들거나 감정적으로 대응하면 토론을 중단하고 규칙을 알려 주는 것이 필요하다.

토론이 끝난 뒤에는 대화의 요점을 짧게라도 적게 하고 어떤 의견이 합리적인지 스스로 판단할 시간을 주는 것이 좋다. 특히 저학년의 경우 토론은 누군가가 이기고 지는 싸움이 아니라 서로의 처지를 이해하는 방법이라는 것을 깨닫게 해 줘야 한다.

서울 남부초등학교 문향숙 교사는 “신문이나 뉴스에 나오는 사회적 쟁점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는 것도 논리력과 설득력을 기르는 데 큰 힘이 된다”고 말했다.

논술

○ 주제별 일기-신문기사 제목 붙이기 등 형식 다양하게

어릴 때 논술 실력을 기르는 가장 좋은 방법은 일기쓰기를 생활화하는 것이다. 일기에 쓸 내용이 없다고 고민하는 아이는 부모와 나눈 대화 내용, 학교 갈 때의 느낌 등 사소한 일을 재미있게 적도록 가르치면 된다.

매일 같은 내용이 반복된다면 주제별 일기를 쓰게 하는 것도 좋다. 월요일은 보고 들은 사건, 화요일은 편지글 등 다양한 형식으로 자신의 의견을 표현하게 하면 된다.

일기는 하루 중 아무 때나 자유롭게 쓰도록 하고 그날 읽은 책의 제목과 쪽수, 느낌을 함께 기록하게 하면 성취감을 높일 수 있다.

어린이 신문을 읽으며 기사 제목 붙이기, 사진 보고 설명하기, 인터뷰 기사 작성하기 등을 놀이처럼 하게 하면 논술 실력을 다질 수 있다. 사이버 논술 첨삭 사이트와 학급게시판, 학교나 담임교사의 홈페이지, 글쓰기 대회 등을 활용해 자신이 쓴 글과 다른 사람의 생각을 비교해 보는 것도 효과적이다.

서울시교육청이 운영하는 초등학습사이트 꿀맛닷컴(www.kkulmat.com)의 사이버논술방에서는 현직 교사의 논술 첨삭지도를 받을 수 있다.

서울 명일초등학교 송선희 교사는 “일기장은 종이 질이 좋고 예쁜 것으로 준비해 수시로 꺼내 들게 해야 한다”며 “아이와 수시로 e메일 편지를 주고받되 정체불명의 은어 등을 쓰지 않고 문어체로 글을 쓰게 하는 것도 효과적인 논술 지도 방법”이라고 말했다.

독서 토론 논술 교육법
구분교육 방법
독서―부모가 먼저 책 읽는 모습을 보여라
―아이와 함께 서점이나 도서관 나들이를 자주 하라
―교과서 수록 도서를 읽히고 작품 배경 장소를 함께 방문하라
토론―아이와 함께 책을 읽고 내용에 대해 질문하라
―의견과 요구를 말할 때 합당한 이유를 들도록 하라
―상대방을 존중하고 말을 경청하는 습관을 들이도록 하라
논술―매일 꾸준히 일기를 쓰게 하라
―제목 달기, 사진 보고 설명하기, 인터뷰기사 쓰기 등 신문을 활용해 논술 실력을 길러 주라
―논술 첨삭지도, 담임교사의 홈페이지, 글쓰기 대회를 활용하라
자료: 서울시교육청

최창봉 기자 ceric@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