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지통]‘金티끌’ 모아 2년만에 아파트 장만

  • 입력 2007년 3월 22일 02시 5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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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세공 작업을 하고 남은 금 부스러기를 2년 동안 빼돌린 뒤 팔아 억대의 아파트까지 구입한 세공 기술자가 경찰에 입건됐다.

서울 종로구의 한 금세공 공장에서 8년 동안 일해 온 세공 기술자 박모(39) 씨는 2005년 3월부터 지난해 말까지 매일 아무도 눈치 채지 못할 만큼의 금 부스러기를 문구용 쓰레받기로 모아 자신의 바지 주머니에 넣었다.

박 씨는 빼돌린 금 부스러기를 집에 차곡차곡 모아 두었다가 한 달에 한 번씩 평소 거래하고 있던 귀금속점에서 녹여 덩어리로 만든 뒤 이를 다른 귀금속점에 팔아 1억 원 상당의 돈을 모았다. 그는 훔친 금 부스러기로 마련한 돈을 보태 경기 파주시에 시가 3억 원 상당의 아파트를 마련하기도 했다.

박 씨의 범행은 금 출고량이 계속 비는 것을 이상하게 여긴 공장 사장 이모(43) 씨가 그가 일하는 자리에 몰래 폐쇄회로TV를 설치하면서 드러났다.

범행이 들통 나자 박 씨는 파주에 있는 아파트에 이 씨 명의로 2억5000만 원의 근저당을 설정해 주기로 했지만, 올 1월 마음을 바꿔 “절도 사실을 약점으로 잡아 과도한 액수의 근저당을 강요했다”며 이 씨를 경찰에 고소했다.

서울 혜화경찰서는 21일 이 씨를 무혐의 처분하고 박 씨는 절도 혐의로 불구속입건했다.

정혜진 기자 hyeji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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